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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오늘의 묵상(연중 제14주일)

뚜르(Tours) 2011. 7. 3. 01:51

 

    오늘의 묵상(연중 제14주일) 제1독서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딸 시온아, 한껏 기뻐하여라. 딸 예루살렘아, 환성을 올려라. 보라, 너의 임금님이 너에게 오신다. 그분은 의로우시며 승리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겸손하시어 나귀를,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그분은 에프라임에서 병거를, 예루살렘에서 군마를 없애시고 전쟁에서 쓰는 활을 꺽으시어 민족들에게 평화를 선포하시리라. 그분의 통치는 바다에서 바다까지, 강에서 땅끝까지 이르리라.(즈카 9,9-10) 제2독서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여러분은 육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게 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을 모시고 있지 않 으면, 그는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는 당신 의 영을 통하여 여러분의 죽을 몸도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우리는 육에 따라 살도록 육에 빚을 진 사람이 아닙 니다. 여러분이 육에 따라 살면 죽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힘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 것입니다.(로마 8,9-13)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 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5-30) 오늘의 묵상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시기 몇 해 전, '동성 중고교 개교 100주년 전'에 직접 그리신 자화상을 '바보야'라는 제목으로 출품하셨습니다. 동성 중고교 는 추기경님의 모교입니다. 추기경님의 자화상은 어린이가 그린 듯한 그림 이지만, '바보야'라는 글과 함께 추기경님의 모습만큼이나 천진난만해 보입 니다. 추기경님은 적어도 한 시대 한 사회를 이끌었던 가장 아름다운 정신 적 지도자이셨으면서도, 당신 한평생을 '바보'라고 결론 지으셨습니다. '바보'는 '밥보'에서 나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의견에 따르면, '밥'에 "그것을 특성으로 지닌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보'가 붙어 '밥보'였던 것이 동음 'ㅂ'이 탈락하여 바보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곧 밥이나 축내면서 어리석고 미련스럽게 사는 사람을 가리킬 때 바보라고 하였다는 것입니다. 추기경님이 자신의 얼굴을 그려놓으시고, 주님께 더 가까이 가지 못하고 더 잘살지 못했음을 스스로 꾸짖으시며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을 '바보'라고 표현했던 것입니다. 오늘날 영악하고 약삭빠른 사람이 잘나가는 시대가 되다 보니, '바보'라 는 말이 오히려 그립습니다. 추기경님은 당신을 '밥보'처럼 겸손하게 표현 하셨지만, 듣는 우리에게 바보는 시대에 영합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을 사 랑하셨던 한 어른의 순수하고 천진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순수하고 천진한 철부지 같은 사람에게 드러나신다고 하셨 습니다. 주님께서는 추기경님의 겸손하고 천진하신 마음을 통하여 당신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듯, 하느님께 서는 세상 곳곳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못나고 바보스러운 사람들'을 통하 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계십니다.(매일미사에서 전재) ----------------------------------------------------------------- 오늘의 기도 "주 하느님, 작은 이들에게는 주님을 드러내 보이시고, 약한 이들에게는 주님의 나라를 약속하시니, 저희가 성자 그리스도를 본받아 가난과 자유와 기쁨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의 멍에를 가볍게 메고, 아버지께서 주시는 기쁨을 널리 전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1.07.03. Martinus 대영광송 / GLOR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