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걱정"

뚜르(Tours) 2012. 9. 13. 14:05

 

"걱정"

러시아의 한 시청 공무원이
실수로 시장의 구두를 밟고 말았다.
그는 당황했고, 즉시 사과를 하려 했지만
시장은 그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 날 저녁
그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시장이 나를 괘씸하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혹시 해고 되면 가족들은 어떻게 하지?"

잠을 설친 그는 다음 날 시장을 찾아갔다.
시장은 그를 본체도 하지 않았다.
그는 시장이 화가 나서
자신을 모른 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다시 그는
출근하자마자 시장을 찾아갔다.
마침 시장이 혼자 있었다.
그는 시장 앞에 무릎을 꿇고
다짜고짜 눈물로 용서를 빌었다.

"한 번만 봐 주십시오.
모르고 그랬습니다.
저는 처자식이 있는 몸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장이 버럭 화를 냈다.

"당신 정신 나간 것 아니야!"

고함을 들은 남자는 낙심했다.

'난 꼼짝없이 해고되겠구나!'

다음 날 아침.
아내가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그는 일어나지 못했다.

사실 시장은 구두를 밟힌 것도 잊고 있었다.
다른 직원과 대화에 열중하느라고
그를 보지 못했으며,
고함을 친 것도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매일 찾아와서
귀찮게 굴기에 화를 냈던 것 뿐었는데...

- 도스토예프스키(F. M. Dostoevskii)의 단편 중에서 -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고민보다 무서운 것은
일어나지도 않는 일에 대하여
두려워하는 그 '두려움' 입니다.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고 싶어....  (0) 2012.09.16
Those Were The Days / Alex Fox   (0) 2012.09.16
음흉한 인형  (0) 2012.09.12
"먼저 머리를 숙여보세요"   (0) 2012.09.11
풍선녀의 최후  (0) 201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