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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부활 제7주간 토요일) 말씀의 초대 바오로는 구속된 몸이었지만 비교적 가벼운 형태로 연금되었다. 그리하여 유 다인들의 지도자들뿐 아니라 그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에게 담대하게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증언하였다(제1독서).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의 앞날에 관하여 예수님께 여쭙는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박해와 순교 를 당하게 될 베드로와는 다른 앞날을 암시해 주신다. 그것은 곧 복음서의 기 록을 통하여 예수님에 관한 일을 증언하는 삶을 가리킨다(복음). 제1독서 우리가 로마로 들어갔을 때, 바오로는 자기를 지키는 군사 한 사람과 따로 지 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사흘 뒤에 바오로는 그곳 유다인들의 지도자들을 불러 모았다. 그들이 모 이자 바오로가 말하였다. "형제 여러분, 나는 우리 백성이나 조상 전래의 관습을 거스르는 일을 하나 도 하지 않았는데도, 예루살렘에서 죄수가 되어 로마인들의 손에 넘겨졌습니 다. 로마인들은 나를 신문하고 나서 사형에 처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 로 나를 풀어 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나는 내 민족을 고발할 뜻이 없는데도 하는 수 없이 황제에게 상소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뵙고 이야기하려고 오시라고 청하였습니다. 나는 이스라 엘의 희망 때문에 이렇게 사슬에 묶여 있습니다." 바오로는 자기의 셋집에서 만 이 년 동안 지내며, 자기를 찾아오는 모든 사 람을 맞아들였다. 그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사도 28,16-20.30-31) 복음 그때에 베드로가 돌아서서 보니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따라오고 있 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에 예수님 가슴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주님, 주님 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던 사람이다. 그 제자를 본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형제들 사이에 이 제자가 죽지 않으리라는 말이 퍼져 나갔다. 그러 나 예수님께서는 그가 죽지 않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올 때 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이 제자가 이 일들을 증언하고 또 기록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의 증언이 참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 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 각한다.(요한 21,20-25)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의 앞날에 대하여 예수 님께 여쭙자 그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 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 말씀에 뒤 이어 "그래서 형제들 사이에 이 제자가 죽지 않으리라는 말이 퍼져 나갔다." 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내용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까요? 이 제자는 예수님 의 재림 때까지 죽지 않는다는 말일까요? 성서학자들에 따르면, 요한 복음서의 저자는 요한 사도의 정신을 이어받은 신앙공동체의 일원입니다. 이 저자는 자신의 복음서 안에서 스승인 요한 사 도를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기록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 복 음 말씀을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요한 사도는 요한 복음서를 쓴 시대에 살아 있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 습니다. "형제들 사이에 이 제자가 죽지 않으리라는 말이 퍼져 나갔다."는 말 을 뒤집어 보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이러 한 소문이 있었다는 말을 쓸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 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여기서 '살아 있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머물다'로 번역되는 '메네인'(menein)이라는 낱말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당신의 재림 때까지 요한 사도가 교회 안에 머물러 있기 를, 남아 있기를 바란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는 요한 사도가 비록 육체적으로 죽는다 하더라도, 당신 자신에 대한 증언을 후대에 전해 주 어 당신에 대한 그의 믿음이 계속 남아 있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리고 이 바람 이 요한 사도와 그의 후계자인 복음서의 저자를 통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매일미사에서 옮김) ----------------------------------------------------------------- 오늘의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파스카 축제를 마치는 저희에게 너그러이 은혜를 베푸시어, 저희가 부활의 신비를 삶으로 증언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3. 5. 18. Mart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