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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례(그리스도 왕 대축일) 전례력으로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인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다. 축일명 대로,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왕(임금)이심을 기리는 날이다. 예 수님께서는 정치권력을 장악하여 백성을 억누르는 임금이 아니라, 자신의 목숨까 지도 희생하시며 백성을 섬기는 메시아의 모습을 실현하셨다. 스스로 낮추심으로 써 높아지신 것이다. 1925년 비오 11세 교황이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일을 '그리 스도 왕 대축일'로 정하였다. 한국 천주 교회는 1985년부터 해마다 연중 시기의 마지막 주간(올해는 오늘부터 30일까지)을 '성서 주간'으로 정하여, 신자들이 일상생활 중에 성경을 더욱 가까 이하며 자주 읽고 묵상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등불이기 때문이다. 말씀의 초대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다윗이 임금이 되기를 원하였다. 그리하여 원로들이 다윗 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세운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최대 의 전성기를 이룬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 찬가'를 통하여 예수님께 서 우리에게 어떠한 분이신지 소개한다. 만물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창조되었 고, 그분 안에서 온갖 충만함이 머무른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만물의 시작이시요 마침이신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 죄수 둘과 함께 십자가에 매달리신다. 사 람들이 예수님을 두고 자기 자신도 살리지 못하면서 임금 행세를 한다고 조롱하였 지만,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는 예수님께 겸손하게 자비를 청한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통하여 그를 낙원으로 인도하신다(복음). 제1독서 그 무렵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가 헤브론에 있는 다윗에게 몰려가서 말하였다. "우리 는 임금님의 골육입니다. 전에 사울이 우리의 임금이었을 때에도, 이스라엘을 거느 리고 출전하신 이는 임금님이셨습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의 목자가 되고, 이스라엘의 영도자가 될 것이다.' 하고 임금님께 말씀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의 원로들이 모두 헤브론으로 임금을 찾아가자, 다윗 임금은 헤브론에서 주님 앞으로 나아가 그들과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그들은 다윗에게 기 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임금으로 세웠다.(2사무 5,1-3) 제2독서 형제 여러분, 성도들이 빛의 나라에서 받는 상속의 몫을 차지할 자격을 여러분에게 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리기를 빕니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 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 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습니다.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시며, 모든 피조물의 맏이십니다. 만물이 그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늘에 있는 것이든 땅에 있는 것이든, 보이 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왕권이든 주권이든 권세든 권력이든, 만물이 그분 을 통하여, 또 그분을 향하여 창조되었습니다. 그분께서는 만물에 앞서 계시고, 만물은 그분 안에서 존속합니다. 그분은 또한 당신 몸인 교회의 머리이십니다. 그분은 시작이시며,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맏이 십니다. 그리하여 만물 가운데에서 으뜸이 되십니다. 과연 하느님께서는 기꺼이 그분 안에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셨습니다.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어, 땅에 있는 것이든 하늘에 있는 것이든,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습니다.(콜로 1,12-20) 복음 그때에 지도자들은 예수님께 "이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 하며 빈정거렸다. 군사들도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그들은 예수님께 다가가 신 포도주를 들이대며 말하였다.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 라는 죄명 패가 붙어 있었다.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하며 그분을 모독하였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 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 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 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루카 23,35ㄴ-43) 오늘의 묵상 오늘은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면서 우리는 그리스 도를 임금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 의문이 생깁니다. 만물의 임금이신 예수님께서 너무나 무력하게 십자가에 매달리셨습니다. 왜 그러셔야만 했을 까요? 우리말 가운데 곰곰이 새겨볼 만한 글자가 있습니다. 바로 '높' 자 입니다. '높' 을 거꾸로 보면 '푹'이 됩니다. 곧 높아지는 사람은 푹 꺼지게 되고, 푹 아래로 내 려간 사람은 높아집니다. 하늘 높은 곳에 계셨던 예수님께서는 그 자리를 그대로 간직하지 않으시고 '푹' 내려오셨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그분께서 참다운 임금이심을 알 수 있습니 다. 그분의 왕관은 가시관이었으며, 그분의 어의는 알몸이었습니다. 그렇게 푹 내 려오시자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높이셨습니다. 그리하여 하늘과 땅과 땅 아래 있는 모든 조물이 그분을 주님이라 외치며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한자어 '왕'(王)은 본디 하늘( ̄)과 땅(_)을 연결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십자가를 통하여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해 주신 예수님이야말로 참된 임금이 아니겠습니까? 해마다 전례력의 끝에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지내는 것은 1925년 비오 11세 교 황의 결정에 따른 것입니다. 당시는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였고 나치의 출현 을 경험했던 터라, 그리스도를 임금으로 고백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시대적인 과제였을 것입니다. 참된 통치는 무력이 아니라 사랑임을, 참된 권력은 자신을 높 이는 것이 아니라 낮추는 데에서 오는 것임을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삶으로 우리 모두에게 보여 주십니다.(매일미사에서 옮김) ------------------------------------------------------------------- 오늘의 기도 "하느님 아버지, 어둠의 권세에서 저희를 구해 내시어, 정의와 사랑으로 아버지와 함께 다스리게 하시니, 저희를 위하여 목숨을 바치신 아드님의 발자취를 따라, 저희도 형제들을 위하여 저희 삶을 내어 놓고, 하늘 나라에서 아드님과 함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아멘!" 2013. 11. 24. Martinus 대영광송 / GLO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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