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는 어제, 청계산을 올랐습니다.
귀가하면서 산본전철역에 내려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집으로 올 생각을 했습니다.
낮술도 깨우고 세모歲暮의 거리풍경도 볼 겸해서.
산본 중심상가를 지나는데 길옆에 천막이 쳐져있고 무슨 서명을 받고 있었습니다.
<수리산 관통 고속도로 건설 반대> 간판을 달고 있었습니다.
’환경을 파괴한다’는 시민단체의 반발입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럼 저 사람들은 고속도로로 다니지를 않을까?’
’어떤 길로 다닐까?’
’차는 타지 않고 걸어서만 다닐까?’
’환경단체 사람들은 뭘 먹고 입고 어디에서 자며 살고들 있을까?’
# 수리산을 감투봉쪽으로 오르다 보면 오솔길 한켠에 철조망과 안내표지판이 보입니다.
’여기는 사유지이니 들어오지 말라’고 씌어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철조망을 뚫고 지나다닙니다.
지름길이라고.
철조망을 따라 둘러가는 길이 있는데도.
만약에 ’그땅이 자기네들 땅이라면 어쩔까’를 생각해 봅니다.
요즘 통섭이 유행입니다.
통섭은 ’줄기’라는 뜻의 한자 ’통統’자, ’잡다’라는 뜻의 한자 ’섭攝’이 합쳐진 말로, ’전체를 도맡아 다스린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통섭이 미래학문의 바람직한 형태의 하나로 거론되면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적 지식간 융합’의 의미로 통용되는 추세입니다.
국내에 통섭의 개념을 처음 소개한 주인공은 이화여대 에코학부 최재천 석좌교수입니다.
그는 ’통섭이란 모든 것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학문에선 지식의 통합이고 산업현장에선 다양한 분야를 결합해 새롭고 창조적인 것을 만든다는 개념’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 의미는 <세상은 갈수록 복잡해 지기 때문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어느 것 하나 간단치 않다.
따라서 어느 한 개인의 힘으로 풀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에 접근하려면 통섭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섭형 인재란 이것저것 조금씩 잘 하는 팔방미인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의 전문영역이 확실히 있으되 다른 전문분야에도 충분한 소양을 갖춰 그 분야 사람들과 공동연구가 가능한 인재를 말하는 것입니다.
종교인들이 정치판에 뛰어드는 세상입니다.
학자 교수 기업가들이 정치판에 훈수를 두고 있습니다.
’유행은 욕하면서 따라간다’고도 합니다만 본분을 지키며 살아야 합니다.
각자의 능력이 다르고 영역이 있게 마련입니다.
학자는 학문에, 기업가는 기업에 혼신을 다 해야 합니다.
만약에, 만약에 정치(인)가 종교판에 뛰어들어 휘저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으면서 이렇게 다짐을 해봅니다.
미움과 욕심은 비우고 살자 !
희망과 사랑은 체우며 살자 !
/박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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