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연중 제19주간 토요일)
말씀의 초대
에제키엘 예언자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정의와 공정을 실천해야 하는 의무가
있음을 명백히 밝힌다. 주님께서는 각 개인이 정의와 관련하여 걸어온 길에 따라
그를 심판하실 것이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다가오는 어린이들을 기꺼
이 맞으시며 그들을 축복하신다.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어린이들과 같은 이들
의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너희는 어찌하여 이스라엘 땅에서,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는데, 자식들의 이
가 시다.'는 속담을 말해 대느냐?
주 하느님의 말이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너희가 다시는 이 속담을 이스라엘에서
말하지 않을 것이다. 보아라, 모든 목숨은 나의 것이다. 아버지의 목숨도 자식의
목숨도 나의 것이다. 죄지은 자만 죽는다.
어떤 사람이 의로워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곧 산 위에서 음식을 먹지 않고,
이스라엘 집안의 우상들에게 눈을 들어 올리지 않으며, 이웃의 아내를 더럽히지
않고 달거리하는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으며, 사람을 학대하지 않고 빚 담보로 받은
것을 돌려주며, 강도 짓을 하지 않고 굶주린 이에게 빵을 주며, 헐벗은 이에게 옷을
입혀 주고, 변리를 받으려고 돈을 내놓지 않으며, 이자를 받지 않고 불의에서 손을
떼며, 사람들 사이에서 진실한 판결을 내리면서, 나의 규정들을 따르고 나의 법규
들을 준수하여 진실하게 지키면, 그는 의로운 사람이니 반드시 살 것이다. 주 하느
님의 말이다.
이 사람이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폭력을 휘두르고 남의 피를 흘리게 하면,
아들이 살 것 같으냐? 그는 살지 못한다. 이 모든 역겨운 짓을 저질렀으니, 그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 그가 죽은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집안아, 나는 저마다 걸어온 길에 따라 너희를 심판하겠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회개하여라. 너희의 모든 죄악에서 돌아서라. 그렇게 하여 죄
가 너희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여라.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이스라엘
집안아, 너희가 어찌하여 죽으려 하느냐? 나는 누구의 죽음도 기뻐하지 않는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그러니 너희는 회개하고 살아라."(에제 18,1-10ㄱ.13ㄴ.30-32)
복음
그때에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에게 손을 얹고 기도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주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마태 19,13-15)
오늘의 묵상
오늘은 한국 교회의 124위 순교자들이 복자의 반열에 오느는 경사로운 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몸소 이 땅에서 집전하시는 시복식은 우리 신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에게 잊히지 않을 모습으로 남을 것입니다. 시복 미사에 참여하고자 전국
에서 수많은 교우들이 새벽부터 모여들어 번거로운 입장 절차도 감수하며 여러 시
간을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이렇게 많은 이가 땀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역사적 순간을 함께한다는 감
격 때문만이 아닙니다. 시복식은 인간적 영광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순교자들의
삶을 되새기고 그분들의 순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겠다는 다짐의 자리라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복식의 기쁨과 감격 속에서도 국가적 지원과 온 국민의
주목을 받으며 거창하게 준비한 시복식이 '일회적 행사'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
음이 간절합니다.
사실 시복식의 의미와 가치는 이후에 그리스도인들이 보이는 신앙생활에서 드러
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시복식에 함께하는 열정 이상의 노력으로 순교자들
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입으로는 순교자들을 공경하
고 칭송하지만 그분들의 삶에 무관심하기 십상입니다. 순교자들은 오늘의 우리 그
리스도인에게 '살아 있는 상징'입니다.
프랑스의 위대한 현대 철학자 폴 리쾨르는 "상징은 사유를 불러일으킨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습니다. 이 말에 비추어 보면, 순교자들은 우리에게 도전하고,
우리를 깊이 고뇌하게 합니다. 그분들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따라서 시복식은 순교자들을 화려하게 '박제'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분들과의 생
생한 만남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시대의 고민을 안고 순교자들과 만나 그분들의 삶
을 모범으로 삼고, 때로는 사회의 부조리와 '싸워 이기고자' 하는 것이 진정한 순교
자 현양일 것입니다. 주님께서 한국 교회에 주신 크나큰 은총의 시복식을 맞아 이러
한 생각이 가슴속 깊이 새겨집니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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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하느님,
모든 선의 근원이시니,
성령으로 저희 생각을 바르고 거룩하게 이끄시어,
옳은 일을 성실하게 실천하도록 도와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8. 16.
Martinus
The Pr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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