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연중 제20주간 월요일)
말씀의 초대
에제키엘 예언자는 아내가 죽자 슬퍼하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않는다. 이는 이스
라엘 사람들이 자신들의 죄의 결과로 성전이 더럽혀지고 그들이 쓰러져 갈 때도
제대로 슬퍼하지도 못한 채 한탄만 하게 될 것의 예표라는 주님의 말씀에 따른 것
이다(제1독서). 예수님께 한 젊은이가 찾아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어떤 선한
일을 해야 하는지 묻는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야 한다고 하시자, 그
는 그런 것들은 다 지켜 왔다며 무엇이 더 부족한지 묻는다. 예수님께서 그의 재산
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시자, 재산이 많았던 젊은이는
슬퍼하며 떠나간다(복음).
제1독서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사람의 아들아, 나는 네 눈의 즐거움을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너에게서 앗아 가
겠다. 너는 슬퍼하지도 울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마라.
조용히 탄식하며, 죽은 이를 두고 곡을 하지 마라. 머리에 쓰개를 쓰고 발에 신
을 신어라. 콧수염을 가리지 말고 사람들이 가져온 빵도 먹지 마라."
이튿날 아침에 내가 백성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저녁에 내 아내가죽었
다. 그다음 날 아침에 나는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 그러자 백성이 나에게 말하
였다. "당신이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뜻하는지 일러 주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주님께서 이런 말씀을 나에게 내리셨습니
다. '이스라엘 집안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 이제 너희의 자랑스러운 힘이고 너희 눈의 즐거움이며 너희 영의 그리움인
나의 성전을 더럽히겠다. 너희가 두고 떠나온 너희 아들딸들은 칼에 맞아 쓰러질
것이다.
ㅡ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한 것처럼 하게 될 것이다. ㅡ 콧수염을 가리지도 못
하고 사람들이 가져온 빵을 먹지도 못할 것이다. 머리에는 쓰개를 그대로 쓰고
발에는 신을 그대로 신은 채, 슬퍼하지도 울지도 못할 것이다. 너희는 너희 죄 때
문에 스러져 가면서 서로 바라보며 한탄할 것이다.
에제키엘이 이렇게 너희에게 예표가 되고, 그가 한 것처럼 너희도 하게 될것이
다. 이 일이 일어나면,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 하느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예제
24,15-24)
복음
그때에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나에게 선한 일을 묻느냐? 선하신
분은 한 분뿐이시다. 네가 생명에 들어가려면 계명들을 지켜라."
그가 "어떤 것들입니까?" 하고 또 묻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는 것이다."
그 젊은이가 "그런 것들은 제가 다 지켜 왔습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하고 다시 묻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나 그 젊은이는 이 말씀을 듣고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
고 있었기 때문이다.(마태 19,16-22)
오늘의 묵상
세상은 교황을 '평화의 사도'라 부릅니다. 이 말에는 종교의 벽을 넘어 많은 사람
이 교황을 사랑하는 이유와 그에 대한 기대가 무엇인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교황은 그 누구보다도 평화를 위해 애쓰고 또한 평화를 가져다주는 사람으로 여겨
집니다. 이 땅을 방문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분의 소탈함
과 부드러움과 유머가 가져다주는 편안함과 평화로움 때문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사도적 임무를 수행하시면서 오직 복음과 인간애라는 본질적 기준에 따라 평화를
위하여 노력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평화의 사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 땅에서 우리 한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하여 간구하십니다. 분쟁과 갈등의 땅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교황님께서 얼마
나 가슴 깊이 염원하시는지 헤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교황님의 이러한 모습에서
큰 위안을 얻고 감사드리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하여 얼마나 노력했는지 부끄러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됩니다.
평화를 위한 노력은 북한과의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는 것 이전에, 우리 국민이
서로 '종북'니니 '수구'니 하는 식의 적대적 태도를 버리는 데서 비롯되어야 할 것입
니다. 한만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하여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기도한 이번 기회
를 우리 모두 마음속 깊이 간직하는 가운데 진정한 평화의 일꾼으로 나아가기를 다
짐해 봅시다.(매일미사에서 옮겨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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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에게 해로운 것을 모두 물리쳐 주시어,
저희가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자유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8. 18.
Marti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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