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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연중 제31주간 수요일)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 교회의 신자들에게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자신의 구 원을 위하여 힘쓰고, 뒤틀린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라고 권고한 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자신이 순교에 이르기까지 기꺼이 헌신할 것이라는 각 오를 밝힌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군중에게 당신의 제지가 되려면 제 십자 가를 짊어지고 따라야 한다고 이르신다. 또한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 은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다고 말씀하신다(복음). 제1독서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늘 순종하였습니다. 내가 함께 있을 때만이 아니 라, 지금처럼 떨어져 있을 때에는 더욱 더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여러분 자신의 구원을 위하여 힘쓰십시오. 하느님은 당신 호 의에 따라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시어, 의지를 일으키시고 그것을 실천하게도 하시는 분이십니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그리하여 비뚤어지고 뒤 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니십시오. 그러면 내가 헛되이 달음질하거나 헛되이 애쓴 것이 되지 않아, 그리스도의 날에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내가 설령 하느님께 올리는 포도주가 되어 여러분이 봉헌하는 믿음의 제물 위에 부어진다 하여도, 나는 기뻐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기뻐할 것 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기뻐하십시오. 나와 함께 기뻐하십시오.(필리 2, 12-18) 복음 그때에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 서서 이르셨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 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 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 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 이다.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루카 14,25-33) 오늘의 묵상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깨닫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 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이러한 어려운 작업을 피하지 말라고 촉구 하십니다. 도시 빈민들의 벗이요 형제로서 평생을 살았던 제정구 바오로 씨 (1944-1999)가 이 말씀을 묵상한 글을 뒤늦게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난 3 일의 묵상에서 언급했던 '빈민 운동의 대부' 정일우 신부님과 함께 가난한 이들 을 위하여 일한 그는, 정치에 입문한 뒤에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양심으 로 활동해 '깨끗하고 정직한 일꾼'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러한 제정구 씨는,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그것에 장애가 되는 것을 철저하 게 버리는 길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합니다. 그는 예수님을 따르는 길을 찾고 자 하는 묵상 중에도 세상살이에 대한 생각의 소용돌이 속에 사로잡혀 있는 자 신을 발견합니다. 그러면서 묵상에서든 실생활에서든 이런 것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일을 하고자 자신을 내어놓도록 결심할 때만이 예수님을 제대 로 따를 수 있고, 이것이 바로 십자가를 지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제정구 씨는 더 나아가 주님의 일을 하는 데 투신하는 사람도 그 일의 성공을 추구하며 사실은 '자아'를 만족시키는 차원에 머물 수 있다는 것을 발견 합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는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하실 뿐 아니라 십자가가 '자기 소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시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 니다. 그의 묵상 글 일부를 옮겨 봅니다. "누구든지 자기 소유('나' 또는 나의 그 '무엇')를 모두 버리지 않는 사람, 즉 가난을 받아들이고 가난을 향해 자신을 활짝 열지 않는 사람은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이제야 비로소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 져야 할 제 십자가 의 의미가 밝혀진다. 즉 가난을 향해 자기 자신을 활짝 열 때 제 십자가를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가난을 받아들이지 않는 상태에서 제 십자가랍시고 짊어 진 것은 '나의 그 무엇'일 뿐이다. 그러므로 나의 그 무엇이 없을 때 나에게 채워 지는 것은 주님의 연민의 정이요, 이 연민의 정 때문에 질 수밖에 없는 모든 짐 이 비로소 내 십자가가 되는 것이다"(『경향잡지』1986년 9월 호에서).(매일 미사에서 옮겨 적음) --------------------------------------------------------------- 오늘의 기도 "하느님, 저희를 구원하시어 사랑하는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를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참된 자유와 영원한 유산을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1. 5. Mart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