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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전례(연중 제31주간 금요일) 말씀의 초대 바오로 사도는 필리피 교회의 신자들에게 자신을 본받으라고 권고하며 그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는 불행에서 벗어나 하늘의 시민으로 살아가 기를 눈물로 호소한다. 바오로는 교우들이 자신의 기쁨이자 화관이라고 고백하 며 그들이 굳건히 서 있기를 바란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약은 집사의 비유 를 드신다. 자리에서 쫓겨나게 된 집사가 집주인에게 빚진 이들에 대한 호의로 뒷날의 일을 생각하듯, 우리는 화해와 용서를 통해 이웃과 좋은 관계를 맺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복음). 제1독서 형제 여러분, 다 함께 나를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여러분이 우리를 본보기로 삼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다른 이들도 눈여겨보십시오. 내가 이미 여러분에게 자주 말하였고, 지금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데,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끝은 멸망입니다. 그들은 자기네 배를 하느님으로, 자기네 수치를 영광으로 삼으며 이 세상 것만 생 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구세주로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에게 복종시키실 수도 있는 그 권능으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 켜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필리 3,17-4,1) 복음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옳지, 이렇 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 야지.'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 에게 얼마를 빚졌소?' 그가 '기름 백 항라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 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 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 하였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 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루카 16,1-8) 오늘의 묵상 위령 성월인 11월이 깊어 가고 있습니다. 차가운 날씨와 앙상한 나무들은 우리 의 마음을 쓸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의 생각도 자주 무거운 주제들에 빠져 듭니다. 죽음과 상실, 시간과 '끝', 인생과 세상의 궁극적인 의미 등,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의문들이 늦가을의 적막함과 함께 예고 없이 다가옵니다. "사유 는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는 한 문학 평론가의 말처럼 이러한 상념은 우리를 우 울하게 이끌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무거운 사색의 정서는 분주하고 흩어져 버린 마음의 중심을 발견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위령 성월에 깨어 있는 마음으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오래된 격언을 떠올 립니다. '죽음'이라는 말은 하나의 봉인과도 같아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피해 가지 않을 때 인생에서 가렸던 진실들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이러한 진실은 어쩌면 여전히 너무 버거운 것으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무거운 짐이나 허무함만 확인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죽음을 성찰하는 것은 어두운 굴 끝에 보이는 빛이 희망의 실재임을 확인하는 여정입니다. 그래서 무겁고 쓸쓸한 마음이 아니라 더욱 순수하 고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갈 힘을 얻는 귀한 체험입니다. 그 이유를 프란치스코 교 황님의 다음 말씀히 참으로 잘 일깨워 줍니다. 사색과 묵상의 이 계절에 가장 무거 운 인생의 진실을 이 말씀과 함께 깊고 투명하게 바라보고자 마음먹어 봅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인간의 여정은 삶에서 죽음으로 옮겨 간다고 할 수 있습 니다. (중략) 예수님은 이 시각을 뒤집으셔서 우리의 여정이 죽음에서 삶으로 가 는 것이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중략) 그러니까 죽음은 우리 앞에 있는 것이 아니 라 뒤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 앞에는 살아 계신 하느님, 계약의 하느님, 내 이름과 우리의 이름을 지닌 하느님이 계십니다"(「우리 곁의 교황 파파 프란치스코」에 서).(매일미사에서 옮겨 적음) ------------------------------------------------------------------- 오늘의 기도 "하느님, 길 잃은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시어, 올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시니,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든 이가 그 믿음에 어긋나는 것을 버리고 올바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14. 11. 7. Mart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