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단상 /김희선
사랑이 떠나간 자리처럼
춥고
어둡고
척박하다
붙박이처럼 벽에 걸려 있던
달력의 마지막 남은 한 장은
뼈마디마다 사연을 심고
이별을 고하고 있다
삶이라는 긴 여정
매 순간 영혼을 채찍질하며
지나간 날들의 후회와
다가올 미래의 불안에 휩싸여
현재의 행복을 놓치기도 하였지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오롯이 안으로만 집중해야 하는
철옹성 같은 완벽함으로
이 차가운 계절의 중심에서
다가올 새봄을
끈기와 인내로 기다려야 한다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쥐꼬리 / 박일만 (0) | 2024.12.18 |
---|---|
겨울 연가 /곽승란 (0) | 2024.12.17 |
BACH를 들으며 /김성춘 (0) | 2024.12.14 |
상고대 /한이로 (0) | 2024.12.13 |
마음 수리공 /류인순 (0) | 2024.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