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12월의 단상 /김희선

뚜르(Tours) 2024. 12. 16. 21:19

 

 

12월의 단상  /김희선

 

 

사랑이 떠나간 자리처럼

춥고

어둡고

척박하다

붙박이처럼 벽에 걸려 있던

달력의 마지막 남은 한 장은

뼈마디마다 사연을 심고

이별을 고하고 있다

 

삶이라는 긴 여정

매 순간 영혼을 채찍질하며

지나간 날들의 후회와

다가올 미래의 불안에 휩싸여

현재의 행복을 놓치기도 하였지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오롯이 안으로만 집중해야 하는

철옹성 같은 완벽함으로

이 차가운 계절의 중심에서

다가올 새봄을

끈기와 인내로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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