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3월 /임우성

뚜르(Tours) 2025. 3. 1. 07:32

 

 

3월  /임우성

 

 

오늘도 마누라는

교회에 가서

나를, 하늘에 계신 아버지

거룩하신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얼마나 간절하게 빌었을지를

돌아와 바라보는 측은한 눈빛으로 알겠다

뿐이랴

술 좀 덜 먹게 해 주시라고

술먹는게 마음에 안드시더라도

술버릇이 나쁜건 아니고

사람이 착한 것은 알고 계실 터이니

아프지 않게 해 주시라고

빌고 또 빌어 간절함이 진실하므로 분명

응답이 있을 것임을 굳게 믿고 있는

마누라보다

마누라를 가엾이 여기시고 들어 주셨을

하나님께 너무 송구스러운

낮술 얼큰한 삼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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