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임우성
오늘도 마누라는
교회에 가서
나를, 하늘에 계신 아버지
거룩하신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얼마나 간절하게 빌었을지를
돌아와 바라보는 측은한 눈빛으로 알겠다
뿐이랴
술 좀 덜 먹게 해 주시라고
술먹는게 마음에 안드시더라도
술버릇이 나쁜건 아니고
사람이 착한 것은 알고 계실 터이니
아프지 않게 해 주시라고
빌고 또 빌어 간절함이 진실하므로 분명
응답이 있을 것임을 굳게 믿고 있는
마누라보다
마누라를 가엾이 여기시고 들어 주셨을
하나님께 너무 송구스러운
낮술 얼큰한 삼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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