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의 9일 호텔 밀실 심사 결과 정연주 전 KBS 사장이 차기 사장 임명제청 후보로 선정되었다. 정씨의 임기가 끝난지 네 달여만, 그리고 사퇴한지로는 50여일만의 일이다. 사장 후보 지원 마감날에 제출한 사직서였다. 이는 정권으로부터 차기 사장 자리가 예약되어 있었음을 보여주는 연극의 서막이었다.
KBS 이사회는 미봉책으로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만들기도 했지만 이 역시 노조의 반발을 막기 위한 단순한 눈가림 장치였다. 지금종위원이 사추위가 사장 후보를 5배수로 추천할 경우 “사추위가 들러리로 전락할 것”이라며 지난달 사퇴하고 이어 방석호 위원, 이권영 위원도 사퇴 및 해촉되어 사추위는 무산되었다.
이후의 과정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하긴 정해놓은 각본에 주저할 바가 있겠는가. 거수기로 전락한 이사회는 열심히 “정연주 사장만들기”라는 연극에서 들러리라는 자신의 본분에 충실했다. 이미 그 도덕성도 의심되고 있고, KBS 운영 기간 동안 온갖 파행을 일삼으며 노조로부터도 불신임 받고, 방만한 운영으로 적자까지 기록한, ‘무능과 부적격이 제대로 검증된’ 후보를 다시 뽑는 과정에서 이성적인 판단 같은 것은 처음부터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이 정권이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또다시 KBS를 정권연장의 도구로 삼고자 하는 질기디 질긴 노력에 되려 경의를 표하고 싶을 지경이다. 방송을 손에 쥐고 정권 재창출을 도모하기 위해서 저지르는 온갖 악행에 대해 하늘이 두렵지 않은가 묻고 싶다.
청와대는 최소한의 민심을 헤아려 사장 임명 제청을 거부해야 하며 KBS 이사회는 다시 사장추천위원회를 정당한 절차에 따라 재구성하여 추천받아 새로운 인물의 사장 선임 절차를 밟아야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정권 재창출을 획책하는 나팔수 역할을 위한 KBS를 만들려는 연극을 했노라고 광고하는 꼴밖에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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