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일요일 저녁, ’지하철 2호선의 외로운 벤처 사업가’를 자처하는 한 개그맨이 우리를 즐겁게 한다.
이름하여 땡전 한 푼 ’노마진’.
그는 신상품을 소개하며 개그를 시작하는데, 이런 식이다.
"오늘 갖고 나온 상품은 에어컨입니다.
이 에어컨이 기존의 상품과 무엇이 다르냐?
그렇습니다.
이 에어컨은 온도 자동제어장치가 있어서 냉방병에 걸리지 않게 해준다는 거죠.
하지~만!
다른 모든 질병은 걸릴 수 있다는 거..."
웃음은 언제나 "하지~만!" 이후의 대사에서 터진다.
특정한 목적 하나를 위해, 더욱 본질적인 기능들을 모두 희생했다는 반전이 우스운 것이다.
그렇다면 있으나 마나 한 불량상품 아니겠느냐는 조롱이 이 유머의 핵심이다.
재미있는 것은 채널을 뉴스 프로그램으로 돌려도, 똑같은 노마진 개그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나랏돈을 풀어야 한다는 거..."
"여러분, 드디어 자주국방을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핵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거..."
"특목고를 규제하여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거액을 들여서 해외유학을 보내야 한다는 거..."
"유권자 여러분, 저희가 통합하여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바뀐 건 하나도 없다는 거..."
개그로 얘기를 시작했으니, 그 유쾌한 개그맨의 말투로 글을 맺고자 한다.
"대한민국 4800만 국민 모두가 정부정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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