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술(丙戌)년을 보내며*
음력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
병술년을 보내며 몇자 적어봅니다.
지난 해에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잊어버렸습니다.
나라와 국민이 긍지(矜持)를 가질 만한 일이 없었습니다.
사회의 양극화, 이념(理念)의 대치,
비방(誹謗)과 질시(嫉視),
무책임하고 절제되지 못한 말들,
격(格)에 맞지 않는 품위(品位),
경솔(輕率)한 지도자로 인해 들끓었던 한 해였습니다.
가장 우리를 괴롭힌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말(言)이었습니다.
무책임한 말,
준비되지 않은 말,
얕은 꾀로 포장된 말,
격에 맞지 않는 말,
황당(荒唐)하고 당황(唐惶)스럽게 하는 말,
그중에서도 상처를 주는 말들이 우리를 일 년 내내
괴롭힌 해였습니다.
"또 더러운 말과 어리석은 말 혹은 상스런 농담,
이런 따위는 걸맞지 않으니, 차라리 감사하는 말만 하시오."
(에페 5,4)
"이제는 여러분도 이런 모든 것들, 곧 분노, 격분, 악의, 모독,
여러분의 입에서 나오는 부끄러운 말을 버리시오." (콜로 3,8)
정해(丁亥)년에는
제발 이런 말로 국민에게 상처를 주는 지도자가
이 나라에서 없어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새로 뽑힐 새 지도자는
말을 헤아려서 할 줄 아는 덕목을 갖춘 지도자,
개인적 상처를 말에 담아 쏟아내지 않는 지도자,
국민에게 위엄과 사랑을 함께 보여줄
그런 지도자이기를
정해년 벽두(劈頭)에 기도합니다.
내 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르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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