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신부
"저는 이곳의 주지신부입니다."
공주의 황새바위천주교순교지에서 자신을 소개하던 신부님.
둘러섰던 많은 이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웃자고 한 것일 테지만 신부님의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 종교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같은 믿음을 가진 이들끼리의 마음의 공유 또한 그렇다.
그러나 상대의 다른 믿음을 존중해주고 이해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내 것만이 우월하고, 내 것이 아닌 것과는 담을 쌓는 생각이
얼마나 많은 갈등을 일으키곤 하는가.
가고 있는 과정은 다르지만 궁극의 목표는 비슷한 믿음의 길.
내 안녕과 행복이 우선이지만, 서로 나누고 베풀고 사랑하며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종교의 길이 아닌가.
절의 일주문 앞에 크리스마스트리를 점등했다는 소식이 반갑다.
(사색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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