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20 under 20 사업’

뚜르(Tours) 2011. 6. 16. 07:39

 

한국인들의 교육열은 정말 대단하다. 
얼마 전 한국 고교 졸업생들의 2010년 대학 진학률이 80%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접한 적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다.
40여 년 전만 해도 대학 졸업장은 좋은 직업을 위한 보증수표였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요즘 기업들은 젊은 신입직원 채용을 꺼린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젊은 신입직원을 채용하면 그만큼 더 오랫동안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대학 등록금을 자식이 창업하는 데 보태주고, 만약 학구열이 있다면 야간 대학을 활용할 것을 권유하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한국 부모들이 자녀 교육만큼 열성적으로 자녀의 창업을 지원한다면 그 사업은 분명히 성공할 것이다. 
나는 특히 한국의 대학생들에게 이 같은 조언을 해주고 싶다. 

학사학위가 고등학교 졸업장처럼 흔한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체면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결혼할 때 제약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좀 더 실용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단지 대학 간판을 따기 위한 것이라면, 원하는 데 취직도 못하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대학 진학 대신 다른 선택을 고려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한 것이다.

인터넷 결제 시스템 페이팔의 공동 창시자이자 페이스북의 투자자인 피터 시엘은 최근 대학이 정말 필요한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9월 그는 미래의 마크 저커버그나 빌 게이츠를 꿈꾸는 젊은 사업가를 지원하기 위해 ‘20 언더(under) 20’이라는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뛰어난 사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20세 이하의 젊은이들에게 2년간 각 10만 달러를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5월에 전 세계에서 지원한 400명 중 24명이 뽑혔다. 
지원금을 받는 조건은 2년간 자신이 제안한 사업에 전적으로 매진하고 대학을 가지 않는 것이다. 
결국 대학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훌륭한 아이디어인가. 
만약 이 프로그램이 성공한다면 이는 사람들이 대학 교육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바꾸는 데 일조할 것이다.

필자는 젊은이들이 대학에서보다 커피 전문점을 열면서 사업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게 위치를 정하고,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안하며 직원을 채용하고 또한 교육을 시키면서 말이다. 
또한 회계장부와 세금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다. 
일부는 실패하겠지만 이들 또한 젊은 시절의 실패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매튜 디킨 / 한국HSBC은행장


 

 

’기술 거물’ 피터 티엘  "대학 안가고 창업하면 10만弗 주겠다"

미 프린스턴대 2학년생인 에덴 풀(19)은 지난해 해가 뜬 방향을 따라 자동으로 회전하는 태양광 패널을 개발했다. 이 패널은 전기 없이 회전을 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등 오지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캐나다 출신의 이 여대생은 올해부터 최소 2년간 학업을 중단하고 태양광 사업에 몰두하기로 했다. 
풀은 "이제 진짜 세상에 나갈 시간이 왔다"며 "앞으로 많은 실수를 하겠지만 그 실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풀은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도 신청할 예정이다. 

◆학생 24명에게 총 240만불 지원

풀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유명 벤처투자자인 피터 티엘이 주는 ’20 under 20’ 지원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20 under 20은 ’20살 이하 20명에게 주는 지원금’이란 의미로, 뛰어난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학생들에게 2년간 각각 10만달러가 지원된다. 

단 이 지원금을 받은 사람은 2년간 대학을 다니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티엘은 지난해 10월부터 지원 신청서를 받아 지난 25일 홈페이지(20under20.org)를 통해 24명의 수혜자를 발표했다. 24개국에서 400명이 넘는 학생이 신청을 했고 생명공학,에너지과학,로봇공학,우주공학,교육,경제금융 등의 분야에서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 

티엘 장학재단은 "지원자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이었고 이미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며 "우수한 인재가 몰리는 바람에 당초 20명을 뽑으려 했던 계획을 수정해 24명에게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티엘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을 다녀봤자 높은 학자금 때문에 빚만 늘게 된다"며 "젊은이들이 대학 생활에 안주하기보다는 이른 나이에 사회에 진출해 세상을 바꿀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엘은 미국의 온라인 결제서비스 회사인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로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한 뒤 클래리엄캐피털이란 헤지펀드를 만들었다. 
2004년에는 페이스북에 5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도 페이스북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AP통신 등은 그를 ’기술 거물(tech mogul)’로 표현했다. 

티엘의 20 under 20 지원금은 미국 사회에 과연 대학 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티엘은 "내가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에게 투자했던 것은, 그가 하버드대를 중퇴했음에도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업가에게 대학 졸업장은 중요치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20 under 20 지원금을 받은 존 번햄(18)은 "대학에 가는 것보다 10만달러를 받아 사업가의 길을 걷는 게 내게 더 맞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이 같은 기회가 온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벡 와드화 미 듀크대 기업가센터 교수는 "실리콘밸리에서 저커버그처럼 되는 사람은 극소수"라며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킨 티엘조차도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인물"이라고 반박했다. 

                          한국경제(2011.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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