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별 헤는 밤

뚜르(Tours) 2012. 8. 30. 08:03
별 헤는 밤



별 헤는 밤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별)(달)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 윤동주시인님의 대표작입니다. ☜

승언시아안개꽃(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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