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은유적인 사막이 잇다.
우선 가장 악명 높은 사막은 변화의 사막이다.
이는 아주 중요하고 근본적이며 때로는 급속한 변화의 시간이다.
이혼, 실업,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 이직, 새로운 사업의 시작, 집에 들어 앉아서 아이를 돌보는 부모가 되는 것,
그러다가 또 일을 시작하는 것, 회사의 합병이나 구조조정, 병든 부모의 수발, 중년의 위기 등이 변화의 사막에 속한다.
이 변화의 사막 한가운 데에 있을 때는 그 끝이 보이지 않지만, 지나고 나서 보면 거기에도 끝이 있으며
또 다른 사막인 인생의 사막보다 더욱 격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생의 사막 역시 과도기의 시간이지만 그 변화는 완만하게 진행되고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다지 눈에 두드러지지 않는다.
가족을 이루고, 결혼을 하고, 직장을 잡고, 퇴직을 하는 것 등이 그 예이다.
변화의 사막은 인생에 있어서 장애물이나 우회로처럼 보일 수 있고, 인생의 사막은 인생 자체로 보인다.
이 두 종류의 사막 중에서 어떤 사막을 건너건 사람은 변한다.
아이가 막 태어나 병원의 분만실에 있을 때와 다 자라 집을 떠날 때 우리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파산을 한 후에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난 사람은, 빚더미에 앉아 있던 그 사람과 동일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자 모임이나 12주간의 금주 프로그램에 참가를 했는데도 변화가 없다면
여행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막이 무서운 것은 이 때문이다.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서 무엇인가 변할 것임을 알고 있지만 그 변화가 어떤 것인지는 미리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사막을 건너기보다는 산을 탄다.
사하라 사막에는 알제리의 아하가르 산맥, 리비아와 차드의 티베스티 산맥, 니제르의 아이르 산맥 등 멋진 산맥들이 있다.
인생과 변화의 사막에는 항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이 산들은 그때 그때 우리가 해내야 하는 과제나 프로젝트,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꿈,
우리가 열망하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최종 결과물들이다.
직장을 옮기는 것은 산이지만 직업을 완전히 바꾸는 것은 사막이다.
아이를 낳는 것은 산이다.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는.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사막이다.
꿈에 그리던 집을 짓는 것은 산이다.
이혼으로 그 꿈 같은 집을 잃게 되는 것은 사막이다.
암을 이겨내는 것은 에베레스트 산의 정상을 오르는 것과 같다.
하지만 만성 질환이나 불치병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사하라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다.
나는 지금 산을 오르고 있는가?
아니면 사막을 건너고 있는가?
동시에 이 두 가지를 다 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
사막을 건널 때와 산을 탈 때는 걷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딱딱한 등산화를 신고 끝없이 모래가 쌓이는 뜨거운 사막을 건너면 발에 물집만 생길 뿐이다.
스티브 도나휴 지음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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