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미래부와 마케팅부

뚜르(Tours) 2013. 5. 15. 00:36

미래창조과학부 내에서는 「창조경제」라는 말을 금기시 한다고 한다.
창조경제의 본산이 창조경제를 타부시 한다니 신기할 것이다.
70년대에 기업마케팅 부서가 태동할 때도 그랬었다.
영업부는 판매를 하는 부서다.
생산부가 만들면 영업부가 팔아내고 관리부가 살림을 챙긴다.
그런데 영업부가 아무리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공급>수요의 시대가 도래한 탓이다.
생산은 공장을 세워야 되냐고 영업에 엄포를 놓고
관리부는 제 가격에 팔아야 이익이 남지 않느냐고 목청을 높이면
영업은 시장고객에게 계속 사라고 압박을 가해야 하는데
입맛대로 사는 게 고객인데 물건 흔한 세상에 사라고 사줄 사람은 없다.
그래서 등장한게 마케팅 부서다.
만들어서 팔려고 할 게 아니라 팔릴 물건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런 마케팅 논리가 실행되려면 다음의 부등식이 성립해야 한다.
「가치>가격>원가」 풀어서 얘기한다면 마케팅이 될 상품은 시중가격 보다 싸게 만들어 낼 수 있거나(원가경쟁력),
시중제품의 품질보다 더 가치가 있게 만들어 내는 재주(가치차별화)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월 300만원 대신 월 25만원 이면 충분히 노동력을 확보하는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싸게)
휴대폰에 3개월이 멀다고 새로운 기술을 더 하는(좋게) 활동이 바로 기업의 생존부등식을 지켜 내려는 피나는 노력이다.
이렇게 되도록 하려면 마케팅부서가 자재구매 단가를 낮추도록 조정하고, 생산효율을 높이고, 품질 안정성을 확보토록 독려하며, 연구부서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도록 계속 자극하고, 기획재정부분에 현실적 성장계획과 합리적 경비예산편성을 유도해 내야한다.
그래서 70년대의 앞서 가던 기업의 마케팅 부서는 죽음의 보직이었다.
심지어 마케팅 부서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도 모르고 헤매다가 부서가 통제로 없어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창조경제를 이끌 미래부의 신세가 바로 70년대 한국기업의 마케팅 부서와 어쩌면 그리 닮았는지 모른다.
기업은 30년이 지난 지금 고객만족이란 마케팅이상(理想)을 실현시키며 글로벌 프레이어의 길을 헤쳐 나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도 칸막이로 막힌 각 부서의 소관업무를 창조경제가 실현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자극하고, 압박하고, 읍소하고, 안되면 윗전에 고해서라도 협력하도록 이끌어 가야 한다.
시작도 전에 다음 정권에 없어질 부서 1순위로 미래부를 점치는 눈치 빠른 사람도 많겠지만
기업 마케팅 부서가 그랬듯이 미래부도 정부부서를 국민만족으로 유도해 내야한다.
일자리창출, 새로운 성장동력, 효율적 정부는 국민의 욕구다.
국민욕구충족을 향해 미래부는 스스로 불사를 각오를 해야 한다.
없어질 거라면 무엇이 더 두려울 게 있겠는가.


 

김광영 경영학박사 / 맥스경영컨설팅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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