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먹을 것을 찾다가 작은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번데기를 보았다.
가까이 가서 안을 들여다 보니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이 있었다.
달팽이는 불쌍한 생각이 들어 이렇게 중얼거렸다.
“참으로 딱하구나.
나 같은 달팽이조차도 이렇게 자유로이 다니는데
저 불쌍한 번데기는 좁은 껍질에 갇혀서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구나.
손이 있나. 발이 있나.
정말 딱한 팔자로구나!”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달팽이가 다시 그곳을 지나게 되어 번데기를 쳐다보니 이번에는 빈 껍질만 힘없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쯧, 이제는 말라 죽어 버렸구나."
이렇게 중얼거리는데 마침 화려한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가 날아왔다.
“달팽이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세요?”
달팽이는 소리 나는 곳을 바라보니 참으로 아름다운 나비 한 마리가 화려한 날개 짓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 나비님! 당신은 어찌 그리도 아름답습니까?
당신은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시겠어요.”
달팽이의 감탄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고마워요, 달팽이님!
그러나 달팽이님의 칭찬을 듣고 보니 마음이 묘해지네요.
며칠전의 당신은 내 모습을 보고 한없는 동정을 보냈는데 말이에요?”
“뭐라구요? 당신이 며칠 전의 그 번데기라고요?”
달팽이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요, 그 번데기는 바로 나랍니다.
그때 당신이 내게 보내준 동정의 대가로 나의 껍질을 당신에게 드리겠어요.”
나비는 이렇게 말하며 옆에 있는 예쁜 꽃밭으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달팽이같이 전혀 변하지 못하는 사람과
메뚜기처럼 색상은 바꾸지만 실속은 바꾸지 않는 사람,
나비처럼 몇 번의 변신을 거듭하는 사람이 그것이다.
이들 모두는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할 것이다.
달팽이의 경우는 변화가 없으므로 주변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기는 하지만 자신의 능력 개발에 최선을 다했느냐 하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메뚜기는 단지 색깔만 바꾸는 기회주의적인 사람이고,
나비의 경우는 주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지만 그래도 용기 있는 행동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다는 의미에서는 바람직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홍문기 교수의 "아쉽지만 그래도 버릴줄 아는 용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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