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과연 하늘의 뜻이란 언제나 옳은 것인가?

뚜르(Tours) 2014. 1. 12. 17:31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했으나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항상 올바름을 위해 살았다.
그들은 왕위를 사양하고 바른 길을 가려다 끝내 굶어 죽었으니 천하가 모두 칭송하였다.
일찍이 요 임금은 나이가 들자 임금의 자리를 순 임금에게 물려주었다.
또 순 임금은 우 임금에게 물려주었다.
이러한 양위讓位는 항상 현명한 관리들의 추천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그들은 모두 관직에서 수십 년 동안 인품人品과 능력을 발휘하여 공적을 올렸기 때문에 비로소 임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과정을 밟았던 이유는 한마디로 천하는 막중한 것이며,
임금은 세상 만물을 보살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참으로 천하를 계승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중 략 –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하늘의 뜻이란 사사로움이 없으며 언제나 착한 이의 편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백이·숙제는 과연 착한 사람이었는가?
어진 덕을 쌓고 품행을 바르게 했음에도 마침내 굶어 죽은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옳고 그름이란 무엇인가?

공자의 70제자 중에 공자는 오직 안회顔回를 가리켜 학문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는데,
정작 안회는 끼니조차 제대로 이어갈 수 없었으며 술지게미와 쌀겨로도 배를 채우지 못하고 마침내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지불하는 대가가 이런 것이란 말인가!
반면에 도척盜拓은 날마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사람의 간으로 회를 쳐서 먹었으며,
포악한 수천 명의 무리를 이끌고 천하를 어지럽혔지만 끝내 아무 천벌도 없이 제 목숨을 온전히 누리고 살았다.

이러한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평생동안 하는 짓이 못되고 남에게 해꼬지만 하면서도 죽을 때까지 호의호식好依好食하고,
죽은 이후에도 그 부귀가 자손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더욱 많다.
반면에 걸음 한 번 내딛는 데도 땅을 가려서 밟고, 말 한 마디를 하는 데도 때를 가려서 하며,
길을 가는 데도 지름길을 찾지 않고, 공정한 일이 아니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재앙을 만나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과연 하늘의 도리라는 것은 옳은 것인가, 잘못된 것인가!(천도시야天道是耶, 비야非耶)


사마천 지음 <사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