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샘물

땅에 엎드리는 것은

뚜르(Tours) 2014. 2. 8. 11:36

 

두 사제가 주교가 되던 날,

주교 서품식 중에 새 주교 두 분이 땅에 엎드렸습니다.

 

자신들을 부르신 분께

자신은 보잘것 없고

자신을 비우고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로서 살아가겠노라고

그래서 가장 낮은 자로 오신 완전한 타자이신

그분을 닮아가는 삶을 살겠노라고

약속을 드리고 있습니다.

 

가장 낮은 자는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을 자기 눈으로 보지 않고

세상을 완전한 타자의 눈으로 보며 살아갑니다.

 

완전한 타자에게는 연민의 정,

사랑이 가득한 연민의 눈이 있어

세상을 온통 사랑으로 바라보십니다.

 

오늘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 보고 있나요?

내 마음속에 가득한 세상의 눈으로 바라 보시나요?

아니면,

내 영혼에 가득한 연민의 눈으로 바라 보시나요?

 

어느 눈으로 바라 보느냐에 따라

오늘의 세상은 불만과 고통과 슬픔이 가득하게 되거나

만족과 평화와 기쁨이 가득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땅에 엎드리는 것은

내가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살아가겠다고

약속하는 순간입니다.

 

 

2014. 2. 5.

 

 Martin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