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그리움의 언어를 쓰는 가을 / 이헌 조미경

뚜르(Tours) 2018. 9. 29. 07:56

 

 

그리움의 언어를 쓰는 가을 

 

                                 / 이헌 조미경 

 

  

누군가에게는 서늘한 가을이

어떤이에게는 고독의 가을이 되고

외로운 이에게는 낙엽이 되어

벌판에서 어릿광대가 되어 춤을 춘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바라보면

망망대해 바다에서 나침판 없는 선장이 되어

시커멓게 몰려드는 검은 파도와 싸우며

핏발이 선 눈으로 원망의 눈길로 바다를 본다 

  

꽃들은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

홀로 물들며 그리움의 언어를 쓰는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초라한 여인이 되어 거울 앞에 서있다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치 /이충희  (0) 2018.10.01
그리움 / 김영진  (0) 2018.09.30
꽃범의 꼬리 /백승훈  (0) 2018.09.28
대형 트럭 유턴 만랩  (0) 2018.09.27
구름의 동행 /송성헌  (0) 201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