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코스모스가 피면 /손광세

뚜르(Tours) 2018. 10. 11. 07:49

 

 

코스모스가 피면

 

 

코스모스가 피면

철둑길에

나가 봐야겠습니다.

 

만난 적이 없지만

언제

헤어진 적이 없지만

 

까닭 없이 그리워지는

해맑은 얼굴의

소녀.

차창 밖으로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올 것만 같아

코스모스가 피면

철둑길에

나가 봐야겠습니다.

 

꽃 속에 묻혀 있으면

혼자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발꿈치 들고 다가와

눈으로

웃어 줄 것만 같아

 

햇살이

가늘어지면

코스모스가 피면

 

바람 부는

철둑길에

나가 봐야겠습니다. 

 

 

- 손광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