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나
김 근숙
늦가을 해질녘의 으스름
긴 그림자 추억처럼 달고
혼자 귀가 할 때의 속살 아려오는 쓸쓸함을
그대는 알까
소슬한 바람
남은 것 모두 앞세우고
미련없이 떠나가 버리는 바람의 뒷모습을
그대는 보았을까
조금 남은 빛 스러지기 전예
가는 데 까지 가 볼 수 밖에 없는
그대 눈을 감고서도 찾아가 설 수 있는
낮익은 문 앞에 서서
따뜻한 대답 기다리는 기도
그대는 해 보았을까
이낙엽의 온기로 찻잔을 테우고
부동 의 자세로 빈방을 지키는
게억새풀의 머리 푼 사연을 듣노라면
문 닫히는 소리
세월 무너지는 소리
늘 그렇게
가고 오는 계절인데도
해마다 중증의 시병을 앓는 이 가을을
그대는 기억할까
출처 : 카페 '향기나는 메일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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