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인가 미국의 한 지방신문에 닉 시즈맨이라는 철도역무원의 죽음을 보도한 기사가 있었다.
그는 매우 건강하며 별다른 걱정거리 없이 원만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그가 일하는 역 조역(助役)의 생일이라 해서 모두가 한 시간 일찍 퇴근하게 되었다.
직원들은 닉이 냉장차량 속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깜빡 잊고 냉장차를 잠그고 퇴근했다.
닉은 자기가 갇힌 것을 뒤늦게야 깨닫고 아무리 안에서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지르고 했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여기에서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면 나는 몇시간이 못되어 얼어 죽을 것이다."
절망에 빠진 그는 칼로 나뭇바닥에 다음과 같은 글을 새겨 나갔다.
"너무나도 추워서 온몸이 마비되어가는 것 같다.
차라리 그냥 잠들어 버렸으면 좋겠다.
아마도 이게 나의 마지막 말이 될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역무원들이 냉장차량의 문을 열어보니 그 안에 닉이 죽어 있었다.
시체를 해부해 봤더니 얼어죽은 것이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그가 냉장차에 갇혀 있던 날 밤에 그 냉장차의 냉장장치는 작동하지 않고 있었으며
차량안의 온도계는 화씨 5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닉은 추위로 얼어죽은 것이 아니었다.
공포가 그를 얼어죽게 만든 것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오늘의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추위에 떨고만 있을때가 아니다.
여(與)와 야(野), 노(勞)와 사(使), 동(東)과 서(西)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힘을 모아
어떻게 해서든 희망을 잃지말고 오늘의 불행과 싸워나가야 한다.
겨울이 지나면 새봄이 온다고 굳게 믿으면서 우리는 추운 이 한겨울을 견디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절대로 풀이 죽거나 기가 꺾여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우리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한때 한강의 기적으로 온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파산한 나라를 다시 멋지게 일으켜 세워서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해야한다.
우리에게는 그럴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자신도 있는 것이다.
희망만 잃지 않는다면.
새 해 새 아침이 밝아 왔다.
우리는 모두가 어깨를 펴고, 고개를 쳐들고, 이를 악물고
호시우행(虎視牛行), 호랑이처럼 앞을 내다보며 소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단단히 땅을 밟아가면서 걸어 나가야 한다.
- 洪思重의 <문 화 마 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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