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햇빛 주사 /이해인

뚜르(Tours) 2024. 1. 3. 17:33

 

 

햇빛 주사  /이해인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듯이

내 몸이 힘들고 우울할 땐

햇빛 주사를 맞는다

차가운 몸이 이내 따뜻해지고

우울한 맘이 이내 밝아지는

햇빛 한줄기의 주사

고맙다고 고맙다고

목례를하면

먼 곳에 있는 해님이

다정히 웃는다

복도를 걸어갈 때도

두꺼운 우리창을뚫고 들어와

나를

생명의 빛으로 초대하는

나의 햇빛 한줄기로

나는 하루를

시작한다

햇빛이 준

넉넉한 양분으로

나는

나에게

이웃에게

둥근 사랑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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