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TTO da Brescia Italian painter, Brescian school (b. cca. 1498, Brescia, d. 1554, Brescia) 1522년도 작품
박종인 라이문도신부님 [ 가르멜의 영성30]
생생한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매일같이 기도 안에서
체험하는 것이 가르멜 영성의 핵심이며 본질입니다.
기도는 그 자체가 사도직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기도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사명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만남이며 사랑과 우정의 나눔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목적은
당신과 영원히 함께 살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는 정도는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정도보다 무한히 더 큽니다.
"여인이 자기의 젖먹이를 어찌 잊으랴! 자기가 낳은 아이를
어찌 가엾게 여기지 않으랴! 어미는 혹시 잊을지 몰라도 나는 결코
너를 잊지 아니하리라. 너는 나의 두 손바닥에 새겨져 있고
너 시온의 성벽은 항상 나의 눈앞에 있다."
(이사야 49,15-16)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
(이사야 43, 4)
사랑하는 자녀를 잊지 못하고 항상 그리워하며 서로 바라보고
함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부모가 자식을 그리워하는 것보다 우리를 더 그리워하십니다. 그것은 당신께서 무엇이 부족하셔서가 아니라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서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사랑하실 뿐만 아니라
당신의 사랑하는 정배로 사랑하십니다.
사랑하는 부부가 서로 사랑하고 하나인 것처럼
하느님은 우리를 아내로 맞아들이십니다.
"그날이오면, 너는 나를 주인이라 부르지 아니하고,
낭군이라고 부르리라."(호세 2, 18)
주인과 종은 상하(上下) 관계이지만,
남편과 아내는 수평(水平)의 관계입니다.
우리가 감히 하느님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낮추시고 우리를 높여 주시기 때문입니다.
대화는 서로가 동등할 때에 가능한 것입니다.
서로가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사랑할 때에만 진정한 대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너와 나는 약혼한 사이, 우리 사이는 영원히 변할 수 없다.
나의 약혼 선물은 정의와 공평, 한결같은 사랑과 뜨거운 애정이다
진실도 나의 약혼 선물이다. 이것을 받고 내 마음을 알아 다오."
(호세 2, 21-22)하시면서 당신과 우리 사이가
남편과 아내 사이라고 밝혀 주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진실하고 뜨거운 사랑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으심을 묵상하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를 친밀하고도 뜨겁게 사랑해 주시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혼 안에 지금이 순간에도 가까이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는 우리 안에 현존해 계시는 하느님을 아버지처럼, 오빠나 형님처럼,
또는 벗이나 남편처럼 친밀하게 대해 드리고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와 똑같은 인성(人性)을 취하셨으므로
예수님의 형상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십자가의 길이나 묵주기도를 가지고 묵상 기도를 할 때,
묵상하는 그 장면이 실제로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으면서
예수님과 시선이 맞은 상태로 주의 기도를 드리면 예수님을 기도 안에서
실제로 만난 것이고, 또 성모님께서 우리를 바라보신다고 믿으면서
성모님이 눈이 마주 친 상태에서 성모송을 드리면
성모님과 실제로 만난 것입니다.
이것을 기도의 체험, 또는 하느님 현존체험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항상 우리 안에 계시면서 우리를 진실한 눈,
사랑스러운 눈으로 우리를 늘 바라보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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