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그림

씨스틴 성당의 최후의 심판(미켈란젤로)

뚜르(Tours) 2006. 10. 2. 15:58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입니다.

 

Last Judgment

1537-41

Fresco, 1370 x 1220 cm

 

이 프레스코화는 교황 클레멘스 7세Pope Clement VII(1523-1534)에 의해 처음 주문을 받았는데, 미켈란젤로가 개기고 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클레멘스 7세 다음으로 교황이 된 바오로 3세Paul III Farnese (1534-1549)가 발을 빼려는 미켈란젤로에게

“당신의 그림을 갖기 위해 교황이 되기를 30년 동안 기다렸는데 이제 와서 못 그리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라면서 이미 60이 가까운 미켈란젤로를 독려해서 그리게 했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90까지 장수했다는 미켈란젤로이고 보니까, 그가 그 나이에 그림을 그렸다는 게, 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닌 거 같기는 합니다만... 혼자서 13.7 m x 12.2 m의 그림을 프레스코로 채웠다는 게...  좀 심했다...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쨌든 미켈란젤로가 꾀 힘들어했다는 건 다 아시는 얘길꺼고요~


최후의 심판은

인류 종말의 날, 인간이 죽음에서 깨어나 생전에 자신이 행한 일의 선악에 따라 예수의 심판을 받아서, 착한 사람은 천국에서 영생을 얻고 악한 사람은 지옥으로 떨어져 영원히 벌을 받는다는 경고성 그림입니다. 제단 벽 쪽에 그려졌기 때문에 미사를 드릴 때 보고, 반성하고, 착하게 살아야지... 다짐을 하게 되겠죠?

근데, 실제 거기서 미사를 드린다면, 나체를 하나 하나보면서 웃음을 짓게 되지 않을 까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ㅋㅋ


그럼 그림을 보시겠어요?

중앙에 산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기 위해 하늘에서 예수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 옆에는 우리의 죄를 예수에게 빌어주는 중재자인 성모마리아가 수동적인 태도로 앉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미켈란젤로가 프로테스탄트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왼쪽에 선행한 영혼들이 천국으로 올라가는데 힘겨워하는 모습들이 보이죠? 그런데 위에서 끌어주고 아래에서 밀어주고 있습니다.

지옥으로 떨어지는 영혼들을 봐주세요. 천국으로 가려는 영혼들을 천사들이 주먹을 쥐고 있거나 어떤 천사는 올라가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다리를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ㅠ.ㅠ

예수 아래쪽에는 최후의 심판 날 심판자인 예수의 재림을 알리는 나팔불고 있는 천사들의 무리가 있습니다. 이들 천사의 왼쪽에는 천국으로 올라가는 영혼들이, 오른쪽에는 지옥으로 떨어지는 영혼들이 있습니다. 지옥은 화면 맨 아래, 오른쪽에 있습니다.

그림의 맨 위에는 두 개의 반원형이 있는데 예수의 수난의 도구를 나르고 있는 천사들입니다.

 

그림들의 인물들이 모두 나체인 게 맘에 들지 않아서 체세나라는 추기경이 바오로 3세의 후임인 교황 바오로 4세에게 일러바쳤답니다. 이를 괴씸히 여긴 미켈란젤로가 그 추기경을 지옥의 왕 미노스로 그려놓았다고 하네요. 

 

여기서 미켈란젤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함 보시겠어요?

살갗이 벗겨지는 형으로 순교를 당했던 바르톨로메오입니다. 자신의 벗겨진 살가죽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요. 그 살가죽에 미켈란젤로가 그의 자화상을 그려놨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꼬마 얼굴이 비치는데 이것도 그이 자화상일거라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혹시, 누가 천당에 가는지, 누가 지옥에 가는지 궁금하신가요?

예수가 선정한 명단이 있는 책이 있습니다. 보시겠어요?


 

나팔을 불고 있는 천사들입니다. 천국행 명부는 작고 얇은데 지옥행 명부는 크고 두껍습니다. 에고~ 매일 매일 착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끙~

 

혹시 죽은 자의 영혼이 어떻게 몸에서 떠나 하늘로 올라가는 지 궁금하신 적이 없나요?

이렇게 영혼이 죽은 몸에서 떠나 ...

하늘로 올라가게 갑니다...

 

옷을 입지 않은 데에 대한 불만에 불만이 쌓이더니...

결국은...

1564년 성서를 왜곡했다는 죄명으로 수정당했습니다. 미켈란젤로 사후에 그의 애제자였던 다니엘레 다 볼테라(Daniele da Volterra)가 수정을 시작했고, 수정작업은 18세기까지 진행되었다고 하네요. 원래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던 성인들과 천사들이었지만, 수정과정을 거쳐서 오묘(?!)하게 가려진 부분을, 집요(?!)하게 찾아낸 그림이 있어 올립니다. 보시겠어요?


 

녹색은 옷을 입혀 수정한 부분이고, 빨간색 표시는 복원한 부분을 나타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