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11월11일 빼빼로 데이

뚜르(Tours) 2008. 11. 11. 10:44

11월11일 빼빼로 데이

 

 

 

 

11월 11일을 세간에선 가늘고 길쭉한 과자 이름을 따 ’빼빼로 데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11월 11일은 네 가지 ’기적의 1%’를 떠올리게 하는 날이기도 하다. 1%의 희망, 1%의 성공, 1%의 영감, 1%의 믿음이 그것이다.

 

첫째, 1%의 희망이다.


랜스 암스트롱은 25세의 나이에 치사율 49%라는 고환암에 걸려 사경을 헤매다 기적적으로 되살아나, 이듬해인 1999년부터 죽음의 레이스로 불리는 ’투루 드 프랑스’라는 세계적인 도로사이클 경주에서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당시 세간에선 그의 7연패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심폐 기능과 그가 속한 미국팀의 감독인 벨기에 출신 요한 브뤼닐 감독의 섬세한 작전 운영 능력이 그것이었다.여기에 팀 동료의 헌신적인 팀플레이를 꼽았다.
하지만 이 세가지 이유만으론 뭔가 부족했다.
그 부족함을 채운 것이 다름 아닌 ’단 1%의 희망만 있어도 달린다’는 랜스 암스트롱의 각오였다. 실날같은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은 채 사경을 뚫고 나온 사람만이 그 1%의 희망이 갖는 진정한 힘을 느끼고 또 발휘할 수 있다.

 

둘째, 1%의 성공이다.


혼다사의 창업자 혼다 소이치로는 "내가 한 일 중 99%는 실패의 연속이었고 성공은 단지 1%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1%의 성공이 99%의 실패를 뒤집어 냈다.
꼭 100년 전인 1906년에 태어나 소학교(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였던 혼다 소이치로는 아무리 작은 기술상의 진전도 실패를 관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함을 온몸으로 배운 사람이었다. 그에겐 실패하지 않는 것은 일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래서 그는 ’올해의 실패왕’이란 포상 제도까지 두고 최고의 실패를 경험한 사람에게 100만엔을 주었다. 1%의 성공을 위해 99%의 실패를 장려한 셈이다. 결국 99%의 실패를 뚫고 나온 그 1%의 성공이 오늘의 혼다와 일본을 만들었다.

 

셋째, 1%의 영감(靈感)이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흔히 이 말을 99%의 노력에 중점을 두어 해석한다. 하지만 1929년 에디슨이 82세 생일에 남긴 기록을 보면 그 반대다.
"최초의 영감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  무조건 노력만 하는 사람은 쓸데없이 에너지만 낭비하는 꼴이다."
결국 99%의 노력이 아니라 1%의 영감에 무게 중심이 있었던 것이다.
99%의 노력이 총알처럼 장전됐다 해도 1%의 영감이란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 1%의 영감이 핵심이요, 관건인 셈이다.

 

넷째, 내 안에 숨은 ’빛나는 1%’에 대한 믿음과 격려다.


설사 99%가 단점투성이라 할지라도 누구에게나 자기 안에 빛나는 1%가 있다. 그 빛나는 1%를 발견해 스스로 믿어주고 밀어주고 북돋워 줘야 한다.
그래야 그 빛나는 1%가 다시 숨 쉬고 살아난다. 바로 그 1%가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기적의 1%다.

 

결국 11월 11일은 1%의 희망, 1%의 성공, 1%의 영감, 그리고 내 안의 빛나는 1%에 대한 믿음과 격려가 함께 어우러져 만드는 기적의 날이다.
그 놀라운 기적의 1%를 되찾고 그 소중한 1%의 힘을 되살리자.
그것이 오늘을 진짜 선물로 만드는 삶의 마법이다.

 

                                         정진홍 / 중앙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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