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성찰

범인 김수철

뚜르(Tours) 2010. 6. 11. 13:33

범인 김수철 담당했던 여성 사회복지사

김수철(45)을 기초생활수급자로 관리해온 주민센터의 여성 사회복지사 K(39)씨는 김이 초등학생 성폭행범으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K씨는 작년 10월 4일 순천교도소에서 출소한 김을 8개월 이상 담당했다.

K씨는 "사회복지사들은 출소한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 없을 때도 잦은데, 만약 그 사람이 앙심을 품고 돌변했다면…. 무섭다"고 했다. K씨는 "그가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전혀 몰랐다"며 "우리도 신변이 있고 가정이 있는데 교도소에서 전과 내용을 왜 알려주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수철은 출소 직전인 지난해 8월과 9월 주민센터 사회복지사 앞으로 편지 2통을 보냈다. '실수로 감옥을 갔는데 나가면 착실하게 살겠으니 영구 임대주택에 살 수 있게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출소한 뒤에도 한 달에 두 번쯤 주민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했다. K씨는 "다소 정신이상이 있어 보였지만 다른 출소자들도 그런 경우가 있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수철은 K씨를 만나 상담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이 주근깨가 많은 내 얼굴을 이상하게 쳐다보면 물어뜯어 버리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K씨는 그때 섬뜩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K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도 그 사람이 카드를 보냈는데 뭔가 꺼림칙해 바로 찢어버렸다"고 했다.


지난해 9월 24일 순천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김수철이 1영구임대주택에 살 수 있게 도와달라”는 내용으로 서울 영등포구 한 주민센터 사회복지사 앞으로 보낸 A4용지 2장의 편지.

어릴때 부모 잃어… 대마초 피우기도
"술마시면 성욕"… 속옷 차림 돌아다녀

방 출입문 안쪽에는 금발 여성의 알몸 사진이 찍힌 달력이 붙어 있었다. 달력 옆으로 청소 도구와 쌀 포대, 두루마리 휴지가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가로 60㎝ 세로 100㎝의 창문 틈으로 들여다본 초등학생 성폭행범 김수철이 사는 6㎡짜리 단칸방 모습이다. 김은 이 방에서 초등학생 A양을 성폭행했다. 방바닥에 펼쳐진 종이 박스에는 혈흔이 뚜렷했다.

이 방으로 가는 폭 1m쯤의 좁은 골목길에서 김은 자주 속옷만 입은 채 돌아다녔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한 여성은 "골목에서 팬티만 입은 김과 마주쳤는데 기분 나쁘게 웃고 있었다"며 "딸이 집을 나설 때마다 그가 있는지 살피고 내보냈다"고 말했다.

김이 단골로 다닌 식당 주인은 "그 아저씨가 지난달까지 가출한 여고생과 동거하기도 했다"며 "여고생 혼자 와서 '오빠가 계산할 거예요'라며 외상 밥을 먹었다"고 했다. 경찰이 이에 대해 묻자 김은 "(동거하던 여고생이) 5월 중순쯤 나가더니 임신을 했다고 연락이 왔다. 내 애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은 경찰 조사에서 "나는 맥주를 마시면 성욕을 느낀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오전에도 캔맥주 1개와 소주 1병, 맥주 2병을 마셨다. 술 취한 김은 결국 A양을 커터칼로 위협해 집으로 끌고 갔다. 술→성욕→여성이나 여아 집으로 납치→성폭행 과정이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해범 김길태와 비슷하다.

초등생 성폭행범 김수철이 사는 서울 영등포 한 주택의 월세 18만원짜리 단칸방. 김은 지난 7일 납치한 A양을 이곳에 끌고와 성폭행했다. 출입문 안쪽에 금발 여성 나체 사진이 인쇄된 달력이 붙어 있다. /김충령 기자
김은 출소 한 달 만인 작년 11월 스스로 신경정신과 병원을 찾아가 "'반(反)사회적 인격장애'로 6개월 이상 사회생활이 곤란할 것"이란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출소 후 3개월만 유지되는 기초생활수급자 신분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부산 출신인 김은 초등학교 때 부모를 잃었다. 김은 그 뒤 3년 동안 고아원에서 자라면서 동성(同性)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초등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15살에 서울로 올라온 김은 범죄의 길로 들어섰다. 21살 때 절도죄로 받은 집행유예 기간에 폭력죄를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았다. 1987년 출소한 지 3개월 만인 그해 12월 김은 부산에서 대마초를 피운 뒤 가정집에 침입, 남편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성폭행했다.

경찰은 "결혼을 못한 김은 18살 무렵 공장에서 일했는데 경리 아가씨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가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 싫다'는 말을 들었고 그때부터 열등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은 전남 순천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작년 9월 한 주민센터로 보낸 편지에서 "중학교 교복을 입고 가는 학생들을 볼 때 심사가 뒤틀려 불만이 쌓여 갔다'고 적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사회복지사에게 보낸 편지에선 '술을 마시면 처음에는 양처럼 순해지고, 좀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나워지고, 더 마시면 돼지처럼 추해지고, 더욱더 마시면 원숭이처럼 소란을 피우게 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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