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샘물

사순절에 읽는 토빗 이야기

뚜르(Tours) 2012. 4. 8. 22:41

사순절에 읽는 토빗 이야기 / 안드레아 슈바르츠 지음, 현대일 옮김


천사와 함께 걷는 희망의 길


+ 묵상 전 기도
천상 스승이신 예수님,
당신이 제 안에 현존하여 계심을 굳게 믿습니다.
마음을 다해 당신을 흠숭하며,
지극히 높은 선이신 당신 앞에
겸손되이 비오니,
저의 지성을 비추시고 마음을 움직이시어
이 묵상에서 좋은 결실을 얻도록 은총을 주소서.




예수 부활 대축일

그제야 일어선 그들은 더 이상 라파엘을 보지 못하였다. 그들은 하느님의 천사가
자기들에게 나타난 동안에 하느님께서 하신 놀라운 일들을 두고 그분을 찬미하고
찬송하였으며 또 찬양하였다.(토빗 12,21-22)
                



      
토빗과 토비야는 라파엘을 더 이상 보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절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아는 것과 경험한 모든 것을 선포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위대한 업적을 알리고, 하느님의 천사가 그들에게 나타났음을 증거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과 여인들은 그분을 더 이상 보지 못합니다. 예수님의 육신
이 놓여 있어야 할 무덤이 텅 비어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당황하고 의아해합니
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자주 당신과의 이별과 앞날에 대해 알려주셨거늘! 그러나 그
들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서야 비로소 점차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했습니다. 
사건을 이해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셨을 
때, 그들을 다시 만나시어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한' 지식을 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에도 거듭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그들을 만나시고,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시고, 당신을 '확인하고 명확하게 드러내셔야' 했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제자들은 당신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후에 그들은 온 세상에 나아가 그들이 
겪은 크고도 놀라운 일을 선포하고 그것을 기록합니다.
부활, 그것은 늘 '그들이 일어서는' 바로 그때, 거기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은 토빗과 토비야만이 아니라, 제자들과 여인들만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토빗과 토비야는 라파엘이 자신의 비밀을 드러냈을 때 얼굴을 땅에 대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다시 일어나 새로운 삶을 향해 걸어갑니다. 제자들과 여인들은 누가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갔다며 슬퍼합니다. '슬퍼하다'라는 말은 '땅에 엎드리다, 풀 죽다, 머리를 
떨어뜨리다.'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부활과의 만남은 그들을 새로이 일어서게 하고 그
들이 온 세상에 나아가 하느님의 업적을 선포하게 합니다.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성금요일은 용기를 잃게 하고,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 그래
서 우리는 더 이상 삶의 채찍을 받지 않으려고 움츠립니다.
우리가 삶을 향해 새롭게 일어난다면 그것이 부활입니다. 우리가 어둠에서 새로운 삶
으로 일어난다면, 우리가 새롭게 자신을 추스려 일어난다면 그것이 부활입니다.
우리가 우리 삶의 모든 십자가와 걸림돌을 딛고, 하늘을 향해 나아가고, 하느님께 우리 
시선을 돌린다면 그것이 부활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신비' 안에서 우리 자신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부활입니다.
부활절은 우리 삶에 성금요일 같은 날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하지 않습니
다. 부활절은 우리가 그럼에도 삶이 그렇게 될지라도 살아갈 것이라는, 그리고 그때의 
삶은 다른 삶이 되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때의 삶은 모든 십자가 죽음에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는 삶, 죽음을 없애버리는 것
이 아니라 극복하는 삶,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입니다.
그때의 삶은 우리가 살 수 있고, 살아가도록 허락받은 삶입니다. 그분께서 이미 우리
의 모범이 되셨기에, 우리 삶의 모든 성금요일을 아시고 그 성금요일을 이미 사신 하
느님께서 계시기에, 우리를 일으켜 세우시기 위해 부활하신 그 하느님을 우리는 믿기
에… .
부활, 이는 '삶을 위해 다시 일어서자!'라는 복음입니다. 우리를 위해 다시 일어서신 
분, 그분이 우리를 위해 부활하셨기에… . 
            
   
+ 묵상 후 기도
스승 예수님, 이 묵상 동안에
내려주신 당신의 빛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동안에 있었던 부족함을 용서하소서.
저의 결심을 당신께 바치오니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은총을 주소서.
+ 수호천사께 드리는 기도
저를 지켜 주시는 수호천사님,
인자하신 주님께서 저를 당신께 맡기셨으니,
저를 비추시고 지켜주시며, 인도하시고, 다스리소서. 아멘.
- 바오로가족기도서(성바오로, 2002)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평화의 길벗님과 가정에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