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행복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뚜르(Tours) 2013. 4. 26. 00:18

 

 

      행복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 아는 분의 소개로 선을 봐서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사랑이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그 사람에게 말 못한 과거가 있었습니다.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동생들과 엮여 사기죄로 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면서도 내내 말을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 늘 고민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말을 못한 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하고서 행복했고 그 사람도 제게 참 잘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 하더라고요. 자꾸 사기를 당했다는 사람들로부터 전화가 오고 심지어 집에까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전 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이렇게 저렇게 감추다 결국은 들키고 말았죠. 그런데 절 자기목숨보다 더 사랑한다던 그 사람은 절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했던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살면서 또 다른 거짓말들을 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더욱 용서할 수 없다며 시댁에서도 이혼을 강요했고 결국 합의이혼을 했습니다. 그때 전 뱃속에 8개월 된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죠. 결혼하고 1달이 지난 어느 날 홀로 남은 친정 엄마마저 우울증으로 세상을 등지셨던 저에게 남은 건 뱃속의 아이뿐이었습니다. 홀로 아이를 낳고 시댁에 전화도 해보았지만 절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은 그 아이도 자기 아이가 아니라며 호적에 올리지도 못하게 하더군요. 이제는 화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제게 있는 건데 아이까지 차갑게 거부하는 사람들...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아이를 잘 키우고 저 또한 잘 살아서 보란 듯이 나타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형편이 어려워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습니다. 아빠를 불러보지도 못하고 지금 4살이 된 어린 딸에게 전 너무 미안하고 할 말이 없습니다. 항상 아빠 몫까지 엄마가 최선을 다하겠노라고 다짐을 해 보지만 이 사회는 너무도 냉담하더군요. 하지만 이젠 행복합니다. 행복이란 게 어떤 건지 조금을 알 것 같습니다. 내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우리 아이가 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답니다. 내가 울 땐 수건을 가져와 내 눈물을 닦아주며 '엄마 울지마...'하며 웃어주는 딸. 너무나 행복합니다. 그렇지만 늘 가슴 한 곳에선 미안함에 눈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막막하지만 그래도 제 딸이 있기에 행복하고 잘 이겨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태교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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