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40년 만의 약속

뚜르(Tours) 2013. 4. 23. 00:05

 

 

 

 

 

 

아내와 전 오랜 결혼기간 동안 그 흔한
제주도 여행 한 번 못 가봤습니다.
먹고 사느라 신혼여행도 미루고
결국 못갔죠.

그러다 아내가 암에 걸렸습니다.
다행이 치료를 해서 나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다른 쪽에도 유방암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대장암까지...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내 곁에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 말했습니다.
"내가 당신 꼭 살려낼께.
당신 칠순 때는 제주도로 여행도
다녀오자" 고 ..

아내의 두 손을 꼭 잡은 채
서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칠순을 남겨둔 채
생을 마쳤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에 들어오면 왜 그리 허전한지...
저는 아내의 영정사진을 집 현관에 둡니다.
그리고 일하러 갈 때는 "잘 다녀올께"
퇴근해서는 "나 왔어" 이렇게 인사를 합니다.

아내 칠순 때...
같이 가자던 약속을 지키고자
영정사진을 품에 꼭 안고 제주도에 다녀오고자 합니다.

칠순 때 약속은 못 지켰지만
전 40년 만의 부부 동반 제주도 여행,
벌써부터 설렙니다.

- 이수경 / 옮김 -



인터넷에 올라온

어느 할아버님의

가슴아프지만 아름다운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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