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섬김’은 리더의 필수 조건입니다

뚜르(Tours) 2013. 6. 2. 18:08

내가 높아지려면 내 주변 사람부터 높여야 한다고 합니다.
내가 높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하여 주변 사람을 무시한다면 결코 나 역시 남에게 존경받을 수 없습니다.

<한비자>에 보면 물이 말라버린 연못 속의 뱀의 이야기를 통하여 이런 역설의 미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명 학택지사?澤之蛇라는 고사입니다.
학?은 물이 말라버렸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학택?澤은 물이 바짝 말라버린 연못이란 뜻입니다.
<한비자>에 나오는, 물이 말라버린 연못에 사는 뱀들의 생존전략은 이렇습니다.
어느 여름, 가뭄에 연못의 물이 말라버렸습니다.
그 연못 속에 사는 뱀들은 다른 연못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죠.
이때 연못에 사는 작은 뱀이 나서서 큰 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앞장 서고 내가 뛰따라가면 사람들이 우리를 보통 뱀인 줄 알고 죽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저를 당신의 등에 태우고 가십시오.
그러면 사람들은 조그만 나를 당신처럼 큰 뱀이 떠받드는 것을 보고
나를 아주 신성한 뱀이라고 생각하고 두려워 아무런 해도 안 끼치고 오히려 떠받들 것입니다."
큰 뱀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뱀들은 당당히 사람들이 많은 길로 이동하였습니다.
사람들은 큰 뱀이 작은뱀을 떠받드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며 뱀들을 건들지 않았고
뱀들은 목적지까지 아무런 장애 없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윗사람이 부하직원을 떠받드는 것이 결국 조직의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고사입니다.

<한비자>의 이 고사는 윗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부하들을 대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리더보다 뛰어난 부하가 어디 있겠습니까?
능력이 있다면 그가 리더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보다 못한 부하를 남이 보는 가운데 더욱 우대하고 대접해 준다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그에게 경외심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기대에 못 미친다고 남들이 보는 앞에서 부하직원을 무시하기보다는
그들의 작은 능력이라도 인정해 주고 북돋아준다면 결국 조직을 위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박재희 지음 <3분 古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