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천생연분

뚜르(Tours) 2013. 7. 5. 00:21

얼마전 감기 몸살끼가 있어 서랍을 뒤적여 약을 꺼내 이틀쯤 먹었습니다.
평소 천식이 있기도 하고 더욱이 5 ~ 6월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해 이비인후과에서 받아 먹다 남은 약이었습니다.
감기는 좀 나은 것 같았는데 어쩐지 몸에 이상이 느껴졌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현기증(어지러움)이 났고 집안에서 약간만 움직여도 호흡이 가빠지고.
그랬어도 그러려니 하면서 며칠을 견뎠습니다.
걱정이 되면서도.
집사람이 병원엘 가보라고 보챘는데 정작 어떤 병원(무슨 과科?)엘 가얄지도 모르겠고....
차도가 없었습니다.
마침 근처 종합병원에 조카가 근무하고 있어, 대략 설명을 해주고는 예약을 부탁하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예약이 되었다기에 병원엘 갔습니다.
<순환기내과>에 예약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것도 <심장혈관센터>주치의였습니다.
다짜고짜로 내게 말했습니다.
"과거 의료기록을 보니까 콜레스트롤 수치가 아주 높은데...."
그러고 몇마디를 더 했습니다.
심장마비나 경색이 올 수도 있고 갑작스레 죽는 수도......
약은 먹고 있나?고 물었습니다.
나는 콜레스트롤약을 먹고 있지 않습니다.
아찔했습니다.
콜레스트롤 수치가 높아 평소에도 신경이 쓰였는데 이런 일을 당하다니....
의사는 당장 입원을 하라고 명령하듯 했습니다.
하늘이 무느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의사의 의견을 따랐습니다.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후에 입원을 해야한다고.
입원을 했습니다.
의사가 회진을 돌면서 설명을 했습니다.
내일 심장혈관검사를 할 때 이상이 발견되면 즉각 <스텐트시술>을 할 경우도 생기니 마음에 준비를 하라고.
심장에 스텐트를 박는다?
청천벽력이 따로 없었습니다.


다음날 심장근육초음파검사 목동맥초음파검사 호흡기검사 심장혈관조영검사 등을 했습니다.
별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병원에 온 사람을 난데없이 입원을 시켜놓고 별 이상이 없다니...
그런데도 기뻤습니다.
야속하기는 커녕 기쁘고 고맙고 감사하고...
의사에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연상 웃으며 인사하기에 바빴습니다.


사흘간 입원을 했는데 우리집사람은 하루에 한 번 정도 들렸습니다.
낮에 두 시간 정도, 꼭 문병 오는 사람처럼.
병원에 와서도 피곤하다면서 환자 침대에 자기는 눕고 환자는 일어나 앉아있고.
지금은 퇴원을 해서 집에 와 있는데 정작 퇴원을 한 환자는 매일 운동을 하고 있고
집사람은 온 몸이 아프다면서 병원을 들락이며 아프다고 짜증을 내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거실에서 친구와 전화를 하는데 방에서 듣자하니...글쎄.....
’아파서 오늘 모임에 못나간다’면서 친구에게 하는 말이 ’(남편이 입원을 하는 바람에) 쇼크를 받아.....’ 운운.
그러고 보면 우리부부, 아플 때는 언제나 같이 아픕니다.
왜 그런지?
한 사람이라도 멀쩡하고 건강해야 다른 쪽을 도와 줄 수 있으련만 아플 때는 같이 아프니....
이러면 안되는데.
걱정입니다.


병원에서 지어준 호흡기(알레르기천식) 와 혈관(콜레스트롤)약을 아침저녁 먹고 있습니다.
7월 1일 병원에 가서 체크하기로 되어있습니다.
아프지는 않은데 예전처럼 건강하지는 않은 것같고.
건강을 되찾고자 운동을 다시 하고 있습니다.
뒷산도 오르고 헬스클럽에도 나가고.
그런데 곰곰히 생각을 해 보면 내가 아프기 전에 좀 과하게 운동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가 무슨 청춘이라고 하루 2시간씩을 매일같이 몸을 혹사를 시켰으니....
이번에 아프기전에는 컨디션이 아주 좋아 평소보다 더 무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몸살이 왔을테고.
즉각 병원엘 갔어야했는데 병원을 찾지는 않고 오래된 (맞지도 않은)약을 무턱대고 먹었으니.....


’푼수 떨지말고 분수에 맞게 살라’는 창조주의 경고라 여겨집니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요.
감사합니다.
창조주시여 !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박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