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古今

"과거를 아는 사람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다!"

뚜르(Tours) 2014. 5. 17. 07:44

마이클 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이 아일랜드 정부 수반으로는 처음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하여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윈저성에서 환영 만찬을 하면서 식민지배가 낳은 200년 앙금을 풀었습니다.
이자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과거에 미래가 저당잡혀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양국 관계에 획기적 돌파구를 연 것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였습니다.
블레어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를 찾았습니다.
그는 대중 앞에서 19세기 영국인의 착취로 아일랜드인 200만명이 굶어 죽은 대기근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양국 관계 개선에 여왕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여왕은 2011년 아일랜드를 방문하여 독립 전쟁 중 사망한 아일랜드인들에 조의를 표했습니다.
지도자들의 솔직한 과거사 반성이  미래 지향적 협력을 이끌어내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2007년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 가서 나치 정권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추모했습니다.
이듬해 국빈 방문했을 때에도 의회 연설을 통해 “독일의 이름으로 자행된 600만 유대인 대학살은 전체 유대인들과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고 사죄했습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예루살렘의 대통령 관저에서 메르켈 총리의 목에 가장 영예로운 훈장인 ‘명예시민 메달’을 걸어줬습니다.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와 반성,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피해자’의 화해와 용서가 빚어낸 아름다운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일본과 독일은 나란히 2차대전의 전범 국가였습니다.
전후 급속한 성장을 통해 세계 2 · 3위의 경제대국이 됐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국제적 위상은 너무나 차이가 납니다.
유럽에는 독일이 “또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의심하는 눈초리가 없습니다.
반면 일본이 힘을 과시할 조짐이 보이면 주변 국가들은 바짝 긴장하고 의심합니다.
일본의 일부 정치인과 혐한단체 - 그들은 국수國粹주의자들입니다. 우익이 아닙니다. "우익"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 들은  위안부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며 역사 인식을 왜곡하고 독도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그 자신이 전범의 후손이기 때문이라선지, 식민 지배나 위안부 강제동원 등을 사죄하기는커녕, 전임자들의 반성까지도 뒤집어 엎을 태세입니다.
메르켈 총리가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할 때,
아베 총리는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서 1급전범들의 위패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독일은 반세기 넘게 전 세계를 향해 거듭 사죄하고 엄청난 배상을 했습니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메르켈 총리는 나치에 희생된 유대인들을 추모하는 기념관을 방문해 “과거를 아는 사람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어느 나라든 부끄러운 역사는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독일처럼 그 기억을 후손들이 가슴에 새기고 역사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는 것입니다.

/박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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