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담요 한 장 속에/ 권영상

뚜르(Tours) 2014. 10. 15. 00:07

 

담요 한 장 속에

                                       /권영상

담요 한 장 속에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누웠다.


한참 만에 아버지가
꿈쩍이며 뒤척이신다.


혼자 잠드는 게 미안해
나도 꼼지락 돌아눕는다.


밤이 깊어 가는데
아버지는 가만히 일어나
내 발을 덮어주시고
다시 조용히 누우신다.


그냥 누워 있는 게 뭣해
나는 다리를 오므렸다.

 

아버지 - 하고 부르고 싶었다.
그 순간
자냐? 하는 아버지의 쉰 듯한 목소리
- 네.
나는 속으로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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