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그리운 말 한마디/ 유안진

뚜르(Tours) 2014. 10. 18. 10:41

 

 

그리운 말 한마디/ 유안진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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