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상과 하 The Enemy Below

뚜르(Tours) 2015. 9. 30. 19:33
상과 하 The Enemy Below












2차 세계대전

그리고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 중에서


‘상과 하’는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으로 분류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내가 너무 몰라서 모르고 있던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무척 인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고, 그 당시로서는 조금은 진귀한 작품으로도 분류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전쟁이 끝마쳐진 다음에 제작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1957년 발표) 전쟁에 대한 환멸과 회의가 짙게 깔려져 있으며, 적이면서도 서로를 인정하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등 앞으로 만들어질 작품들에서는 자주 다뤄지게 되지만 그 당시로서는 희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는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닌 좀 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다뤄내는 방식이 무척 인상적이고 도드라졌기 때문에 일종의 선구적인 작품으로 분류하게 될지도 모른다.


잠수함과 구축함의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설정과 함께 로버트 미첨과 커트 주겐스의 연기력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상과 하’는 바다 위와 아래에서 쫓고 쫓기는 과정을 그리고 치밀한 수읽기와 수싸움을 매력적으로 인상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한번 격침을 당한 적이 있는 함장을 맞이한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마치 로버트 미첨이 이미 연기했던 ‘백경’의 에이합 선장처럼) 함장실에서 머물고 있을 뿐 전혀 얼굴을 보이지 않는 모습은 궁금증과 함께 어떤 사연을 알게 만들고 있지만 그런 내용들은 나중에 충분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전쟁에 대한 환멸만이 가득한 독일 잠수함 함장의 괴로움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상과 하’의 전반부는 서로를 알게 되는 과정과 함께 어째서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는지를, 서로가 서로를 피하지 않고 물고 물리도록 만들게 되는 이유를 충분하게 이야기 진행 과정 속에서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더욱 긴박감을 살려놓고 있으며, 잠수함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언제나 그렇듯 침묵이 만들어내는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소리가 얼마나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듯 소리와 침묵을 통해서 그 묘미를 멋지게 살려내고 있다.


도망치고 쫓는 과정을

치고받는 과정을


재미와 긴장감을 잘 살려놓고 있으면서 미국 구축함 함장이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장면과 그 장면을 통해서 전쟁이 갖고 있는 비극성을 한 단면을 잘 살려놓고 있기도 하지만 반대로 손가락이 절단된 병사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는 비극이 아닌 좀 더 긍정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있기도 했기 때문에 약간은 어리둥절한 느낌이 들기는 (무척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전쟁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과 함께 그 전쟁을 실제로 행하고 있는 이들이 어떤 비정함을 그리고 비극을 견뎌내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고 있기도 하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책임감 속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서로가 서로를 죽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서로가 어떤 식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손을 내밀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을 담고 있기도 한 ‘상과 하’는 매력적인 이야기와 좋은 배우들의 부족함 없는 연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되는 것 같다.


잠수함이 등장하는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해상전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좀 더 활기차게 이 작품에 대해서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도 생소하고 모르고 있는 걸작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작품이었다.


좋은 작품은 언제나 긍정적인 자극을 만든다.




참고 : 좋은 작품이라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지만, 좀 더 뛰어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작품 곳곳에 무척 인상적인 대사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전쟁에 대해서 한번쯤 음미하게 되는 대사들은 더욱 인상적인 작품으로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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