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바그다드의 도둑 The Thief Of Bagdad

뚜르(Tours) 2015. 9. 30. 19:30
바그다드의 도둑 The Thief Of Bagdad























“칼리파가 통치하던 시대의 바그다드. 나름대로 선량하며 준수한 젊은 도둑 하나가 칼리파의 딸과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신분의 차이 말고도, 몽골의 침략 등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 수많은 난관이 그들을 기다리는데.... 에너지가 넘치는 페어뱅크스의 모습과, 그림자 애니메이션의 고전 <아크메드 왕자의 모험>을 연상케 하는 몽환적인 특수 효과, 거장 라울 월쉬의 독창적인 연출이 맞물려 고전 영화 사상 가장 눈부신 작품 중 한 편을 탄생시켰다.”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71869&cid=42619&categoryId=42619






무성영화는 무성영화만의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다. 너무 당연한 말이겠지만 무성영화를 보게 될 때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될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기 보다는 무성영화 자체를 즐긴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있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영화든 그 본연의 아름다움이 있기 마련이지만 무성영화는 특히나 그 아름다움이, 좀 더 특별한 독특함을 만들어내고 (느끼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마치 행위예술처럼 과장된 몸짓과 표정 그리고 음악과 묘한 분위기의 풍경-배경은 항상 독특함을 그리고 때때로 기괴함과 이상함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성영화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바그다드의 도둑’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다. 당시의 헐리우드가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급 작품일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이 가능할 것 같기는 하지만 얼마나 그 시절에 주목되었던 작품이었고 성공한 작품이었는지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만, 이 작품이 기술적인 면에서나 혹은 제작비나 규모로 봤을 때 그 당시로서도 이례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마도 이런 생각이 크게 틀리진 않을 것 같다.


지금 시대였다면 과연 바그다드를 배경으로 그리고 수시로 알라와 코란이 언급되는 이런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항상 마술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고대 이슬람 시대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을 중심으로 한 서남아시아 지역을 배경으로) 향하게 만들어 기묘한 모험을 보여주고 있다.


쉽게 생각해서는 아라비안나이트를 이런 저런 방식으로 다듬어내고 고쳐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은 이야기이고, 누구나 즐기기에 어려움이 없는 내용과 연출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대중영화가 어떤 수준이었고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1924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생각하기에는 많은 점들에서 우수한 점들을 혹은 인상적인 점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특수효과나 이야기 구성, 연출과 연기 등 어느 것 하나 흠잡을 수 없는 완성을 보여주고 있고 2시간 20분 가량의 전체적인 구성 속에서 느슨해지지 않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재미를 찾는 사람들에게도 그리고 무성영화의 매력과 특징을 찾아보려고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될 것 같다.


일종의 좀도둑의 모험담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공주와 도둑이라는 전혀 다른 두 계급의 남녀가 만나게 되어 사랑에 빠진다는 흔하디흔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보여주는 여러 모험들과 볼거리들, 웅장하고 거대함으로 가득한 다양한 풍경과 세트-배경은 그 당시에 저런 수준까지 가능했나? 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면서 예나 지금이나 거대한 볼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기울이는 상업-대중영화의 진면목을 혹은 야심을 확인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지루할 틈 없이 재미로 가득하기는 하지만 조금은 장황한 느낌도 들게 되는데, 약간은 군더더기를 줄였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앞서지만 생각해보면 여러 볼거리와 재미들을 의도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물이 되었을지도 모르고 너무 짧게 만들기에는 투자한 자본-규모 때문에 되도록 어느 정도의 다양한 볼거리-상영시간이 보장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면... 그 당시에는 이런 완성-길이가 다소 길게 느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이런 수준이 알맞고 적당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에서 ‘바그다드...’를 보게 될 때는 이 작품을 즐기기 보다는 오히려 무성영화라는 것이 어떤 영역의 작품들을 말하는 것인지를, 무엇을 어떻게 담아냈고 그 오묘한 빛깔과 연출과 흐름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생각해보게 되고, 감상에 빠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하게 말해서는 ‘바그다드...’를 제대로 보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수많은 무성영화들 중에서 ‘바그다드...’는 어떤 작품으로 생각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바그다드...’가 출중한 작품으로 (일반적인) 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어떤 식으로도 손에 꼽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그 당시의 상업적 성취에 대해서 혹은 대중성과 마술적인 특수효과들-편집에 대해서 현란한 수식어와 인상적이라는 표현을 남발해도 결국에는 이 작품을 무성영화의 걸작으로 생각되지는 못하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꼽게 되는 무성영화의 걸작들, 이를테면 ‘노스페라투’나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와 다른 그의 대표작들, 독일 표현주의 걸작들, ‘잔 다르크의 수난’이나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의 작품들과 같은 무성영화를 (결국에는) 최고로 선택하게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국가의 탄생’을 혹은 D.W. 그리피스의 작품을 어째서 빠트리는지 물을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피스의 작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혹은 당시의 미국 무성영화들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그다지 관심 없다고 대답할 것 같다.


대중적인 작품을 무시한다는 뜻이 아닌 그냥 결국에는 그런 작품들을 선택하게 될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고, 여러 재미들과 다양한 특수효과들이 인상적인 ‘바그다드...’가 인상적이고 경이적인 작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보고 스쳐지나가는 작품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어쩌겠나.

이런 것이 알다가도 모를 변덕인 것을.


이 아름다운 작품의 진가를 깨닫지 못하는 것도 결국 내 무지 때문일테니.




참고 : 영화에서 자주 언급되는 신의 섭리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슬람교와 관련해서는 이런 언급을 자주 찾아볼 수 있기는 하지만 숙명론이든 운명론이든 그게 뭐든 코란의 가르침은 과연 그런 뜻인지가 조금은 궁금해진다. 워낙 코란을 건성으로 읽어서 기억나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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