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복이 와요

로라 Laura

뚜르(Tours) 2015. 9. 30. 19:32
로라 Laura



































“뉴욕 상류사회, 주인공들은 광고회사 디자이너 로라와 그의 보호자격인 칼럼니스트 왈도, 그리고 그의 죽음을 수사하는 과묵한 민완형사 마크등 3인. 로라가 자기 집에서 얼굴이 무참히 일그러진채 살해되면서 마크가 사건 수사를 맡는다. 마크는 펜을 독검처럼 휘두르는 왈도가 로라를 뉴욕광고계의 실력자로 키웠으며 로라를 광적으로 사랑하나 로라는 다른 남자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왈도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다.”




오토 플레밍거(혹은 오토 프레밍거가 맞을지도?)는 어떤 작품이든 얄미울 정도로 잘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탁월함과 빼어남으로 가득한 ‘살인자의 해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로라’ 또한 꽤 괜찮은 완성을 보여주고 있다.


‘로라’를 알게 된 과정은 조금은 독특한데, 읽고 있던 책에서 언급되었기에 알게 되었고, 그 책에서는 경찰들에게는 로라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고 그 말의 뜻은 사건을 통해서 알게 된 피해자(혹은 희생자)로 인해서 급작스러운 감정의 변화 때문에 사생활에서 (혹은 업무적으로도) 문제가 만들어지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면서 이 작품을 언급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대개 여성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들을 말한다) 흥미를 느껴서 접하게 되었고 생각했던 작품과는 조금은 다른 모양새였지만 그럼에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로라 헌트라는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매력적인 여성

로라의 후원자였으며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이뤄지지 못함에 분개하는 유명한 평론가-칼럼리스트 왈도 라이데커

로라의 살해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마크 맥퍼슨


소품으로 분류될 수 있는 ‘로라’는 대부분의 장면을 실내에서 촬영했고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한 것도 아니라 조금은 정적이면서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통해서 그리고 약간의 몸짓과 숨겨진 관계의 폭로-진실로 인해서 (사랑의 엇갈림과 긴장을 통해서) 긴장-불길함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성공적으로 궁금증과 반전을 이어지게 하고 있다.


2차 대전 종전 직전이라는 시기에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승리와 풍요를 예감했는지를

여성들의 사회적 성공이 늘어나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식으로 자립하게 되는지를

자립을 통해서 (남성들의 종속에서 벗어남이) 어떤 식으로 (남성들의) 뒤틀린 분노와 불안한 정서를 만들게 되는지를


‘로라’는 빼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라도 어떤 식으로 그 정서-심리를 만들어야만 하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고, 그 과정 속에서 갑작스러운 사랑과 배신감과 질투와 같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었던 사랑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아주 잘 버무려서 작품을 좀 더 복잡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살인사건

뒤틀리고 복잡한 그리고 의심스러운 관계들

회상

감정에 솔직한 모습들 그리고 그 감정 때문에 느껴지는 사랑, 슬픔, 분노, 질투와 같은 감정들

살인사건에 대한 조사와 그 조사의 과정에서 느끼게 된 알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


‘로라’의 가장 놀라운 점은, 독특한 점은 그동안 죽었다고 생각했던, 살해되었다고 생각했던 로라가 멀쩡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중반 이후가 제대로 된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의 초반은 넌지시 앞으로 발생할 혼란을 위해 각각의 등장인물들을 설명해주는-이해시켜주려는 의도였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한편으로는 피해자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살인자일지도 모른다는

그렇기 때문에 의심스러움으로 가득한 위험함으로 가득한 팜므 파탈일지도 모른다는


로라는 모든 이들이 사랑한 존재이면서, 로라 또한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계속해서 그 사랑이 (서로가 서로에게) 배신을 주고받으며 엇갈리는 사랑으로 인해서 각자는 상처만이 남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형사 마크와 로라가 어떻게 그런 식으로 급작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것인지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진 못하고 있지만 그동안 로라가 보여주었던 사랑으로 인해서, 그리고 로라라는 매력적인 여성에 대한 (조금은 길고 장황한) 설명으로 인해서 서로가 그렇게 빨리 사랑에 빠져들 수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사랑이었으니 가능했을 것 같다고 쉽게 생각되기는 하지만.


복잡하려고 노력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생각처럼 그리 복잡한 작품은 아닐 것 같다. ‘로라’는 범죄영화의 겉모습이지만 결국에는 사랑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완성의 과정 속에서 앞으로 계속해서 다양한 작품들에서 다뤄지게 될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지만 어떻게든 갖을 수 없는 여성에 대한 일종의 원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 그런 여성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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