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촛불기도
/ 이해인
첫 번째는 감사의 촛불을 켭니다.
올 한 해 동안 받은 모든 은혜에 대해서
아직 이렇게 살아 있음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두 번째는 참회의 촛불을 켭니다.
말로만 용서하고 마음으로 용서 못한 적이 많은
저의 옹졸함을 부끄러워합니다.
세 번째는 평화의 촛불을 켭니다.
세계의 평화, 나라의 평화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면서 촛불을 켜면
이 세상 사람들이 가까운 촛불로 펄럭입니다.
네 번째는 희망의 촛불을 켭니다.
한 해가 왜 이리 빠를까?
한숨을 쉬다가
‘또 새로운 한 해가 오네’
반가워하면서
다시 시작하는 설렘으로 희망의 노래를
힘찬 목소리로 부르렵니다.
겸손히 불러야만 오는 희망
꾸준히 갈고 닦아야만 선물이 되는 희망을
더 깊이 끌어안으며
촛불 속에 춤추는 저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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