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한가위 보름달 / 草岩 나상국

뚜르(Tours) 2018. 9. 25. 07:41

 

 

한가위 보름달

 

                                           草岩 나상국 

 

 

초가 지붕 위 만삭의 둥근 박 넝쿨에

보름달 걸리면

집 떠나

저 멀리 낯선 곳에서

배고픈 타향살이

서러움 딛고서

자수성가했다던

울 아제

손에 손에 보따리 보따리

들고 오더니

어느 해부터인가

염색한 기름기 잘잘 흐르는

검은 머릿결 닮은

검은 세단에 가득가득 싣고서

오면은

이집저집 모두다

보름달 가득 싣고 온

귀향행렬들

떠날 땐 웃음소리 한가득 채워

떠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