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도 갑, 을이 있다
사랑에도 강자와 약자가 있다
없으면 못 살 것 같아도
하나는 갑이고
하나는 을이다
더 주고
더 표현하고
더 사랑한 사람이 약자다
사랑한 죄로 을이다
갑은 당당하다
적당히 짜증내고
적당히 거절하고
적당히 부탁하고
적당히 변명한다
미안한 척 당당하다
을은 더 못 줘 미안하다
웃어 주고
받아 주고
기다려 주고
들어 준다
불안해하며 갑의
기분을 살핀다
주눅이 든 건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마음이 그렇게 시킨다
갑이여!
예쁜 사랑 오래 하고
싶으면 을처럼 행동하라
웃어 주고
받아 주고
기다려 주고
들어 주어라
사랑은 함께 안는 것이다
사랑은 마주 보고 웃는 것이다
사랑은 눈 맞추어
이야기하는 것이다...
김현미 ‘다 그렇게 헤어져요’ 중(p.90)
출처 : 블로그 '우사기'
'이 한 편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은 사고 팔지 못하지만 줄 수는 있습니다 /이정하 (0) | 2018.10.27 |
---|---|
층꽃나무 꽃 /백승훈 (0) | 2018.10.27 |
산은 왜 침묵하는가 /김용해 (0) | 2018.10.24 |
아침 강물 /송성헌 (0) | 2018.10.23 |
한 장의 뒹구는 나뭇잎에도 속내 깊은 이야기가 있다 /이효녕 (0) | 2018.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