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3월의 손사래 /김정섭
보이지 않는 삼월은
봄을 데리고 올 때
더도 덜도 아닌
딱 31일만을 머물다 가겠다고
열두 장 서류 중
그 한 장에 서명을 하더니
벌써 떠날 채비를 합니다.
나는 3일을 남겨놓은
삼월에게 며칠이나 몇 개월만
더 머물다 갈수는 없느냐고
넌지시 말을 건넸더니
그것은 나를 망치고
우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짓이라고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손사래를 칩니다.
아마도 이렇듯 지구는
종말이 올 때까지
파릇파릇한 3월의 손사래를
푸르게 더 푸르게
가꾸어 가는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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