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아름다운 3월의 손사래 /김정섭

뚜르(Tours) 2024. 3. 30. 17:48

 

 

아름다운 3월의 손사래   /김정섭

 

 

보이지 않는 삼월은

봄을 데리고 올 때

더도 덜도 아닌

딱 31일만을 머물다 가겠다고

열두 장 서류 중

그 한 장에 서명을 하더니

벌써 떠날 채비를 합니다.

나는 3일을 남겨놓은

삼월에게 며칠이나 몇 개월만

더 머물다 갈수는 없느냐고

넌지시 말을 건넸더니

그것은 나를 망치고

우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짓이라고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손사래를 칩니다.

아마도 이렇듯 지구는

종말이 올 때까지

파릇파릇한 3월의 손사래를

푸르게 더 푸르게

가꾸어 가는 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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