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버스
풋보리 향기가 출렁이는 봄날
호젓한 산길을 달리는 시골 버스
반기는 민들레 웃음으로 언덕을 가볍게 오른다.
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차창에 달고 가는 사람들,
읍내 오일장의 나들이가 속도를 재촉하고
산다화 밝은 웃음이 지난 그리움으로 출렁거린다.
수다를 떠는 봉산댁 청상의 안타까운 사연이
꽃바람에 섞여 아장거리고,
느슨한 햇볕의 하품은 아랑곳없이
우리네 삶의 애환을 싣고 달리는 시골 버스.
외딴 마을 삼거리 정류장에 이르러
외롭게 선 기러기 솟대 하나,
누구의 인생길을 안내하려는지
길게 뽑은 목울대가 지평의 끝에서 외롭다.
- 박종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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