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시기에
유럽에서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아모레 셈프레(영원한 사랑)'라는 이탈리아어가 적힌
두 통의 엽서를 가슴에 끌어안은 채 숨을 거둔
한 할머니의 사연입니다.
1941년 이탈리아의 장교였던 루이지는
그리스 아름다운 항구도시 파트라이로 파견되었고
그곳에서 운명적인 첫사랑 안겔리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행군하던 루이지는 안겔리키에게 길을 물었고
그녀는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루이지는 그녀가 굶주림에 지쳐 있음을 눈치채고는
갖고 있던 전투식량과 음식들을 그녀에게 나눠주었고
이를 계기로 이 두 남녀는 가까워졌습니다.
전쟁 중이라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았기에 이후에도
먹을 것을 들고 그녀의 집을 찾아갔고,
그렇게 서로의 말을 배우며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남몰래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그러나 1943년 이탈리아가 연합국에 항복하면서
급하게 루이지는 고국으로 귀국해야 했습니다.
비록 적군의 장교였지만 그는 그녀에게 청혼했고
그녀도 청혼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이탈리아로 돌아간 루이지는
그녀에게 매일 편지를 썼으나 답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은 그녀의 고모가 그들의 결혼을 막기 위하여
몰래 태워버렸던 것이었습니다.
루이지는 이를 모른 채 답장을 기다렸지만,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실망한 그는
그녀가 변심했거나 다른 남자와 결혼했을 것으로 생각해
결국 루이지도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고 합니다.
세월이 지나 루이지의 아내가 세상을 떠나게 되자,
이제는 기억에서조차 희미한 옛사랑인
안겔리키를 찾고자 했습니다.
그의 노력에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루이지와 안겔리키는 반세기가 흐른 뒤에야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20대의 아름다운 모습은 이미 사라졌지만
안겔리키가 먼저 말했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요."
사실 그녀는 60년 가까운 옛날의 결혼 약속을
여전히 믿으며 살던 지역을 떠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아왔던 것입니다.
너무도 감격한 둘은 다시 결혼을 약속합니다.
당시 그들의 나이는 77세, 79세였습니다.
비록 예전의 젊은 모습은 아니지만,
그들의 사랑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이 만남 이후로 루이지는 청년 시절과 같이
안겔리키에게 매일 '아모레 셈프레(영원한 사랑)'라는
단어가 적힌 사랑의 편지를 보내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결혼식을 2주 남겨놓고
안겔리키는 그가 보낸 편지들을 가슴에 안고
숨을 거두기 전 이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티 아스페토콘 그란데 아모레'
(난 위대한 사랑을 안고 그대를 기다렸어요)
사랑 앞에 주렁주렁 조건을 달아놓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조건을 평가합니다.
그런데 과연 무엇이 남을까요?
남는다 한들 남은 것 중 어느 하나라도
진정한 사랑보다 값진 게 있을까요?
# 오늘의 명언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하는 겁니다.
– 막스 뮐러 –
<따뜻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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