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 54

꽃무릇

다음 생엔 꽃무릇으로 태어나리라외딴 산기슭도 좋으니무릎 높이로 자라당신의 걸음걸음 잡아채리라나를 보지 않는 당신눈 돌리면우르르 지천으로 피어나고눈 감으면시뻘건 목소리로 부르리라가을밤 달빛도 없어그냥 지나칠 땐축축하게 말해 보리라바람처럼 꽃대만 건드려도나는 발 아래까지 달아오르리내 푸른 잎 같은 당신내가 하늘 향해 누운 것은당신이 하늘이기 때문당신을 보지 못한다 해도다다음 생엔 또 꽃무릇으로 피어나리라- 김완수, 시 ‘꽃무릇’꽃무릇이 필 때가 되었습니다.‘슬픈 추억’ ‘사랑의 아픔’이 꽃말이라고 합니다.붉은빛의 꽃처럼,가을의 초입도 열정으로 붉게 피기를 소원해봅니다.

행복에 필요한 또 하나의 P

인생이란, 각기 저마다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이 길을 행복하게 걷기 위해 우리에게'3P'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첫째는 '평안(Peace)'입니다.과도한 욕심에서 벗어나 마음의 고요를유지하는 것입니다.두 번째는 '실천(Practice)'입니다.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차근차근 실현해 가는 것입니다.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인내(Patience)'입니다.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림 없이 꾸준히나의 자리를 지키는 것입니다.그러나 정말 이것만으로 충분한 것일까요.호주 퍼스의 시립미술관에는1889년 그려진 'Down on His Luck'이란작품이 있습니다.그림 속 사내는 숲길에 앉아모닥불을 피우며 쉬고 있습니다.그의 뒤편으론 그가 하루 종일 힘겹게 걸었을좁다란 길이 보입니다.이제 그는 한 줌의 모닥불로몸..

東西古今 2024.09.10

잡초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느 날 아빠와 아들이 야외로 나들이하였는데아들이 이름 모를 풀을 보며 물었습니다. “아빠, 저 풀은 뭐예요?” “응, 잡초야!” 아빠는 아들에게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는데아들이 또 물었습니다. “그럼 저 풀은 뭔데요?” “응, 그것도 잡초야!” 그러자 아들이 희한하다는 얼굴로아빠에게 말했습니다. “모든 풀은 다 잡초예요?”  야생 종자 전문가인 강병화 교수는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17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이 세상에 잡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밀밭에 벼가 나면 그게 바로 잡초고,보리밭에 밀이 나면 그 역시 잡초가 되며산삼이라 해도 엉뚱한데 나면 잡초가 되는 것입니다.잡초란 단지 뿌리를 내린 곳이 다를 뿐입니다.들에서 자라는 모든 풀은 다 이름이 있고생명이 있습니다.” 잡초 같..

東西古今 2024.09.09

"의외로 열량 많아"...살찔 수 있는 슈퍼푸드 등 식품5

아보카도 연어 등 '슈퍼푸드'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뷔페에서 이런 음식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허겁지겁 먹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식습관은 비만을 부른다. 과유불급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른바 '슈퍼푸드'나 건강에 좋은 식품도  많이 먹으면 살로 간다. 아보카도, 연어, 요거트, 다크 초콜릿, 말린 과일 등이 그렇다.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이들 식품에 현혹되면 안 된다. 열량을 따져가며 과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과유불급)’라는 말을 잊어선 안 된다.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가 ‘체중을 늘릴 수 있는 슈퍼푸드 등 식품 5가지’를 짚었다. 아보카도는 유명한 슈퍼푸드다. 심장 등 건강에 유익한 좋은 지방의 훌..

건강코너 2024.09.08

남루한 삶을 자처한 세계 최고 건축가

1926년 오늘(6월 1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성 가족성당(Sagrada Familia) 인근 산타크루병원. 한반도에서는 순종의 장례식에 맞춰 ‘6.10 만세운동’이 벌어진 그날, 세계사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가 가운데 한 명이 숨을 멈췄습니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사흘 전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로 실려왔다가 이날 천국으로 떠난 것입니다. 가우디는 남루한 옷차림에 너덜거리는 구두를 신고 평소처럼 인근 성당에 기도와 고해성사를 하러 가다가 전차에 치었습니다. 사람들은 노숙자로 알고 급히 이송하지 않았고 일부 택시 기사는 승차를 거부했습니다. 행인들에 의해 겨우겨우 병원에 옮겨졌지만 병원에서도 행려환자로 취급해 응급처치만 하고 방치하는 바람에 치료 시기를 놓쳐 버렸습니다. 가우디는 1915년부터 성 가족성당..

東西古今 2024.09.08

대전역 가락국수 ​/공광규

대전역 가락국수  ​/공광규​​철로가 국수 가닥처럼 뻗어 있다철로에 유리창에 승강장에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가 국숫발을 닮았다​청양에서 대치와 한티고개를 울퉁불퉁 버스로 넘어와김이 풀풀 나는 가락국수를 먹던 생각이 난다부산행 열차를 기다리던 열 몇 살 소년의 정거장소나기를 맞으며 뛰어오던열 몇 살 소녀가 있었던 대전역이다​사십 년 전 기억이모락모락 수증기로 피어오르는 국수그릇​선로도 건물도 오고가는 사람도 많아지고국수그릇과 나무젓가락이 합성수지로 바뀌었지만국수 맛은 옛날처럼 얼큰하다​가락국수가 소나기처럼첫사랑처럼 하나도 늙지 않았다​​ㅡ 시집 『파주에게』(실천문학사, 2017)

이 한 편의 詩 2024.09.08

빨리빨리 문화

집 근처 대형마트에 갈 때면,문득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 실감하곤 합니다.갈 때마다 더 다양한 것들로 가득 차 있고별도의 요리 없이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몇 분 만에 든든한 한 끼를 챙겨먹을 수 있습니다.세상이 갈수록 더 편리해졌습니다.음식뿐만 아니라 커피나 빙수와 같은 식품도배달이 되지 않는 것이 없고,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이 없는 골목을찾기가 어렵습니다.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그 속도에 발맞춰 함께 변화하지 못하면어느새 뒤처지고 맙니다.특히나 한국인은 속도에 민감합니다.속도가 곧 경쟁력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입니다.'빨리빨리'는 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유명한 한국말이 됐습니다.이렇게 속도를 강조하며 살다 보니인내하거나 참아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한국 사회에만연하게 되었습니다.인생..

東西古今 2024.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