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편의 詩

선한 거짓말

뚜르(Tours) 2008. 8. 29. 14:46

      옛날 어느 왕이 큰 죄를 지은 죄수를 재판하고 나서 그를 사형에 처하라는 명 을 내렸다. 신하 두 명에게 이끌려 형장으로 가던 그 죄수는 "이 몹쓸 놈의 왕 , 죽어서 지옥에나 떨어져라!" 하고 소리쳤다. 신하 두 명은 죄수를 형장에 데려다 주고 왕에게로 돌아왔다. 왕은 물었다. " 그래, 그 죄수가 형장으로 가면서 뭐라고 하더냐, 죄를 뉘우치더냐?" 이때 신 하 한 명이 대답했다. "예, 전하. 자기 죄를 뉘우치면서 국왕 전하께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더이다." 그런데 이때 다른 신하가 말하기를 "아닙니다, 전하. 그 말은 거짓입니다. 그 죄수는 전하에게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라고 저주하더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왕은 나중에 말한 신하를 나무라며 "네 말이 참말에 가깝다는 것을 나 는 안다. 하지만 네 말에는 악의가 들어 있구나. 저 친구 말은 거짓이기는 하 나 선한 의도가 들어 있지 않으냐. 때로는 분란을 일으키는 진실보다 사람들을 화해시키는 거짓이 더 나을 때도 있느니라" 면서 그 죄수의 죄를 용서해 주었다 고 한다. 거짓말은 어디까지가 악한 것이고 참말은 어디까지가 선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악의가 담긴 말은 참말이든 거짓말이든 모두 나쁜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도 그런 나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많은가 보다. 그러다 보니 증오와 분노가 사라지지 않는다. 분란을 일으키는 참말보다는 화해를 가져오는 선한 거짓말을 하는 지혜가 절실한 시대이다. 김병재 / 광장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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